간토대지진 90주년…일본서 조선인 희생자 추모행사

간토대지진 90주년…일본서 조선인 희생자 추모행사


일본간토대지진(1923년 9월1일) 발발 90년을 맞아 도쿄의 재일한인역사자료관(관장 강덕상)은 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학살사건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은 지난달 31일부터 12월28일까지 도쿄 미나토(港)구 미나미아자부(南麻布) 소재 자료관 내 기획전시실에서 '간토대지진으로부터 90년, 청산되지 않은 과거'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장 내부에 각종 사진과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DB>>

일본 정부는 대규모 방재훈련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간토(關東) 대지진 90주년을 맞은 1일 일본 곳곳에서는 당시 혼란의 와중에 벌어진 조선인 학살 피해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쵸 공원에서는 일한협회 도쿄도연합회 주최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거행됐다.

일본인과 재일한국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또 학살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함께 전시하며 당시 조선인에게 가해진 만행의 참상을 알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 도쿄본부도 오후 1시부터 요코아미쵸 공원에서 추도식을 열었다.

이와 함께 가나가와현, 치바현, 사이타마현, 도치기현 등지에서 10여개 단체가 각기 추모 행사를 열었다.

이날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도쿄본부는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민단중앙회관 대회의실에서 제90주년 간토대지진 희생 동포 추념식을 열었다.

오공태 재일민단 단장과 김수길 민단도쿄본부단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는 이병기 주일본 대사가 직접 헌화했다. 그간 간토대지진 희생자 추모행사에는 한국대사관 총영사가 참석해 왔다.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은 전날부터 도쿄 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 소재 자료관에서 '간토대지진으로부터 90년, 청산되지 않은 과거'라는 제목으로 조선인 학살관련 사진, 그림, 서적을 전시하고 있다.

이달 7일에는 조선인 학살 장소인 도쿄도의 아라카와 하천부지에서 추모식 '봉선화의 저녁 모임'이 열리는 등 9월 말까지 곳곳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가 이어진다.

한편 '방재의 날'이기도 한 이날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을 가정한 대규모 훈련을 하며 재해 방지에 주안점을 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목숨을 지키는 행동을 즉시 취해달라. 서로 도우면서 침착하게 행동해달라"는 훈련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 신문은 지진, 해일 등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가 충분한지 등을 점검하거나 대지진 생존자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로 지면을 채웠다. 

요미우리신문은 전국 16개 도부현(都府懸)을 점검한 결과 피난민 1인당 0.77일분 식량밖에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도내 23개 구에 지진에 이어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난할 수 있는 광역피난장소가 부족하다는 기사를 실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