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하늘빛 바다에서 찾은 소중한 만남과 자원봉사/정시얼(연세대)

 

오키나와(沖縄)의 하늘빛 바다에서 찾은 소중한 만남과 자원봉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정시얼)

 

내가 생각하는 만남에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일을 통한 만남,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고, 두 번째는 나를 알지 못하는 곳에서 예를 들면 여행이나 길을 가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로 인연이 되는 만남이 있다. 첫 번째 말한 만남은 사람사이의 목적이 끝나게 되면 사람사이의 관계, 즉 만남도 식어 버리는 경향이 있지만 두 번째 만남은 목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인연을 이어갈 수가 있다.

내가 처음 일본어를 배우게 된 것은 전공공부를 하면서 영어로 된 자료뿐만 아니라 일본어로 된 자료도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지만진정한 일본 즉일본인일본문화일본사회 등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어쩌면 편협한 시각으로 일본을 바라보는 텍스트 안의 일본만 본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이러한 일본에 대한 시각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자극일본의 문화일본의 사회일본인의 근저에 깔린 사고방식일본인과의 만남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일본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었다.나의 첫 번째 일본생활은 정말 평범해서 재미가 없었다

처음 선택한 지역은 일본의 수도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는 도쿄였다머물 곳은 게스트 하우스라던가 기숙사라던가 많이 있었지만 일본인과 많은 접촉이 있을 것 같아서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홈스테이로 결정했다그리고 다른 일본워홀러들과 마찬가지로 알바를 통해서 일본을 보게 되었다다른 일본유학생일본어 전공자들보다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해서 단기알바 밖에 할 수 없었다 

어차피 돈을 벌 목적이 아니고 경험과 일본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했던 나에게 재미있는 일본생활은 아니었다한국에서도 할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생활이었다거기다 홈스테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가 없어지고일본 가족들이 나를 가족이 아닌 돈을 내고 머무는 손님으로 대하는 느낌이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러한 평범한 한국 워홀러들과 다를 바 없는 생활에 흥미를 잃어 다른 새로운 일본인과의 만남나에게 자극이 될 만한 일본에서의 만남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인터넷에서 한일사회문화포럼(KJ포럼)이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나는 당장 한일사회문화포럼(KJ포럼)에 국제전화를 해서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나의 워킹홀리데이의 목적 즉진정한 일본의 이해를 이룰 수 있을지 솔직하게 말했다. KJ포럼은 나에게 오키나와를 추천해 주었고 오키나와의 한국민단본부에서 봉사를 해보도록 권유해 주었다

오키나와에 처음 와서 놀랐던 것은 정말 도쿄와는 다른 인간미와 자연경관이다도쿄에서는 길을 물어보면 길만 가르쳐주지만 오키나와에서는 춥지는 않는지여기서 멀지는 않지만 볼게 없다라든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줘서 도쿄와는 다른 인간미가 많이 느껴지는 곳이다또 오키나와는 일본 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서 바다도 깨끗하고 경관이 정말 좋은 것에 놀랐다

22일 내가 봉사활동을 할 한국민단 오키나와 본부에 처음 가보았다오키나와 한국민단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오키나와 현지의 비자신청대행업무교민행사한국어교실운영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내가 도와드릴 것은 교민행사와 한국어교실 보조교사로 큰 일은 아니지만 2가지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다한국어 교실에서 설명은 일본어로 해드리고 회화를 가르쳐드리는 경우가 많다생각보다 한국에 관심이 있는 일본인들이 많아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민단에 모여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

   여기는 비영리단체라 많은 돈을 받지 않고 거의 무료로 가르쳐 주고 있는데그래서 그런지 사설 한국어 학원보다 더욱 열심히 가르치고 싶고 무료라도 일본인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한국어 교실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인권운동가 타마요세씨한국을 걸어서 여행하는게 꿈인 오가와씨언제나 즐거운 아카미네씨 정말 여러 사람들이 계시고 언제라도 날 식사에 초대해 준다거나여러 가지 인생의 조언을 해주신다.

 

일반적인 워킹홀리데이 생활이라면 알바만 하고 돈이나 벌고 끝나겠지만 지금의 민단에서의 한국어 교실교민들을 위한 행사 등 타인을 위해 부족한 능력으로도 도와드릴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여기 온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여기서의 새로운 만남이 너무 좋고앞으로 어떤 만남이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어쩌면 정말 평범한 만남과 남들과 똑같은 일본생활이 될 뻔 했지만,  한일사회문화포럼(KJ포럼)을 통해 이러한 좋은 만남을 했노라고 나중에 친구들에게도 소개시켜 주고 싶다

 

이 자리를 빌어 한일사회문화포럼(KJ포럼)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내가 원했던 우연한 만남너무도 따뜻하고 즐거운 생활이 있는 오키나와 사람들을 소개해준 한일사회문화포럼에 감사드린다

 

 2010 2 19일 
오키나와(나하(那覇)에서 정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