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앙, 아시아 반일 감정에 전환점"

 

"日 재앙, 아시아 반일 감정에 전환점"

영국 잡지, 전화위복 측면도 있다 주장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재앙은 깊숙히 뿌리박힌 아시아 국가들의 반일 감정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8일 주장했다.

이 잡지는 `일본의 재앙과 전화위복'이라는 제목의 최근호 칼럼에서 일본의 재앙을 아시아의 이웃들이 두려움과 동정, 경탄 섞인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삭막한 재난현장을 밝혀주는 것은 참혹한 파괴와 위험에도 불구하고 극기심을 보이는 일본의 강한 영웅주의와 세계 각지에서 답지하는 동정과 성원의 물결이라고 이 잡지는 풀이했다.

이 잡지는 이어 아시아에서 사라지지 않는 대일 적대감의 원인으로 일본 제국주의 과거가 남긴 유산과 전시 잔혹행위에 대한 일본의 성의없는 사과를 들었다.

일본이 한국, 중국, 대만과 벌이는 영토 분쟁도 대일 적대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부유함과 효율성, 이에 대한 시기와 일본의 오만에 대한 분노가 뒤섞여 있는 정서 또한 아시아 국가들의 대일 적대감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잡지는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원조 공여국이자 투자국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대일 편견을 완화시키기는 했지만 없애지는 못했다"면서 그러나 일본의 현재의 비상 상황은 더 지속적인 파장을 미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본이 세계 2위 경제대국 지위를 중국에 넘겨주는 등 세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닥친 이번 재난은 다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자존심 강한 부자나라 사람들이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생수를 사재기하며 피난처로 바뀐 학교 교실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모습에 동정심을 넘어 (이들의 순응하는 모습에) 탄복하게 된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이 잡지는 또 "중국과 인도에서는 핵 공포에도 질서정연한 일본인들 모습에 열광하고 있고 약탈행위가 없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면서 "영유권 분쟁으로 마찰을 빚었던 중국과 러시아 당국자들도 일본에 대한 지원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