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유산과 함께하는 '한일 국제 볼런티어 워크캠프를' 다녀와서... 이태현(충남대학교 전파공학)

7월 27일에 있었던 오리엔테이션 자리를 갖고 나서,

드디어 8월 14일!! 떨리는 마음을 안고 서울로 향했다.

 

사실 서울에 있는 창덕궁을 설명한다는 것이, 서울 사람도 아니고,창덕궁을 직접 본 적 없는 나에게는 무리가 있는 일같이 보였지만, 미리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설명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속해있는 1조는 먼저 모여서,같이 창덕궁에 가기로 사전에 약속했기 때문에, 더욱 안심했었다. 창덕궁에 도착해서, 사전에 받은 단체티셔츠로 갈아입고, 우리조의 일원이 된 '치에미'상과 함께, 창덕궁에서 스태프측이 나눠준, A4용지에 쓰여 있는 퀴즈를 풀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던 점은, 일본친구인 '치에미'상이 한국어를 잘한다는 점, 우리 조원들이 대체로 일본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대화하는데 큰 문제점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퀴즈에 쓰여 있는 문제는 쉬운 문제들도 있었지만,

생각을 요구하는 문제도 있어,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조가 아닌 다른 조들과도, 협력하여 퀴즈를 풀어, 제출했다.

 (우리조는 2등을 차지했다!!) 이렇게 창덕궁을 마무리하고, 저녁식사를 곤두레밥으로 간단하게 먹은 뒤,

우리가 지내게 될 팬션과 봉사활동 장소인 '산마을 고등학교'가 위치한 강화도로 향했다. 그 곳은 정말, 자연친화적(?)인 곳이었다.

도심과 1~2시간 떨어진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연적인 모습이 유지될 수 있는게 놀라웠다.

팬션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아직 어색했던 분위기를 전환할겸, 스태프분들이 준비한 게임들을 하며,

우리는 서로 알아갔던 것 같다. 그 게임에서 정말 인상깊었던 점은 우리조의 일본 친구였던 '요코'상의 관찰력이었다!

게임 중에 조원들이 각각 3초간 그림을 그려 마지막에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맞추는 게임이 있었는데,

사정이 있어 '창덕궁'을 방문하지 않았던 '요코'상이 그것을 맞추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그림을 보고, 김치라고 맞추는 '요코'상은 정말 존경스러움 마져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즐거웠던 게임에서 우리1조는 1등을 하였고, 식사당번을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정해졌다.

 

둘째날은 아쉽게도 비가 내려, 일정에 차질이 생길 줄 알았지만, 예정대로 '벤치만들기'봉사는 시작하기로 하였고,

우리는 '산마을 고등학교'로 향했다. '산마을 고등학교' 또한 내가 지금까지 봤던 고등학교와는 조금 다른 자연적인 이미지를 하고 있는 학교였는데, 이 곳에서 공부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학창시절 있었던 추억을 잠시나마 떠올렸다.

비가 강하게 내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비닐하우스(?)같은 강당에서 벤치만들기 작업을 시작했다.

사실 군대에서 벤치와 비슷한 의자와 책상을 만들었던 기억은 있었지만, 자세한 목공도구들을 만져본 적은 없었기에 정말 신기했다.

2시간의 봉사를 마치고, '산마을 고등학교'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특히 그 곳에서의 호박죽의 달콤함은 지금도 잊혀 지지 않았다!!)

점심식사 이후, 내가 정말 자신없던 춤을 배웠는데, 처음에는 자신없어 소극적으로 행동했지만, 조금씩 심취해서 혼자 흥얼거리면서 췄던 기억이 난다.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 스태프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춤 강습이 끝난 뒤, 다시 산마을 고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고, 하루 일정이 끝났다.

이 날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마피아 게임'이었다. 마피아 게임은 내가 고등학교 수학여행 시절 친구들과 재미있게 하던 추억이 있었는데,

이것을 일본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정말 색다른 재미였고, 아직은 어색했던 친구들과 친하게 하는 단비같은 존재였다(웃음)

 

이렇게 둘째날도 끝나고, 셋째날에는 봉사활동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었다. 특히 여기서 우리 '예비역'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군대에서 가장 많이 했던, 삽질과 곡괭이질이 이 봉사활동에도 사용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군대시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나 또한 2년간 있었던 추억을 되새김질 했던 시간을 가졌다. 물론,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동생들도 열심히 따르며,

각자 맡은일에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던 것 같다. 특히 첫날의 호박죽과 더불어 그 곳에서의 막걸리와 순대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웃음)

 

이렇게,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작별인사와 같은 소감발표를 했다. 소감발표를 들어보니,

나뿐만 아니라, 정말 모두가 이 캠프에 대해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정말 즐거웠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서로의 생각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날에는, 이 캠프의 주제에 해당되는 세계문화유산들을 볼 수 있는 고인돌박물관에서, 고인돌을 보았다.

이 곳에서, 비록 한국어를 못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본친구들에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렇게 즐거웠던 캠프에서 헤어지려니 정말 아쉽기만 했고, 또한 깨달은 점도 정말 많았다.

우선,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지금까지, 남을 그렇게 배려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피해가 오면,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하는 성격이었지만, 이 캠프를 참가한 뒤에 이런 나의 모습이 얼마나 부끄러운 행동인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캠프에 참가했던 친구들의 배려심을 보면서, 정말 깨달은 점이 많았던 것 같다.

어린친구들에게는 젊은 에너지를, 형님들에게는 세상을 겪은 경험들을, 외국 친구들의 배려심과 열정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소중한 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