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꿈을 만들어준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 인턴십/ 오승민(영진전문대)

나에게 꿈을 만들어준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 인턴십/ 오승민(영진전문대)

 

저의 인턴쉽 장소인 국제교류회관. 여기서 근무하면서 생활을 한 것은 3개월 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서 배운 것, 얻은 것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국제교류회관의 역할은 그 이름 그대로, 국제적인 교류를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많습니다. 지금부터 저희가 어떤 일을 했는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기본적으로 근무를 했던 곳은 회관 2층의 로비였습니다. 여기서는 손님들의 감시나 DVD, 책의 대여 등의 업무를 했었고, 그 이외에도 직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 같이 일을 하는 형태였습니다. 또, 봉사활동자, 외국인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장소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일본어 회화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일본 사회 구조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일본에서 근무를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급여를 받으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회관 자체의 분위기도 너무 사무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회사와는 많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국제교류회관의 홈페이지 내용이나 설명서, 문서 등의 번역도 많이 했는데요, 한국어와 일본어.. 역시 비슷한 점이 많긴 하지만 뉘앙스나 어휘 사용에 있어서 미묘한 부분이 많네요.. 더 사무적이고 딱딱한 표현이 많이 사용된 문서의 경우 역시 잘 사용하지 않는 전문용어 등이 많이 나와 한국인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몇 번씩 고치기도 했습니다.

 

회관의 홈페이지는 다국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거기에 올라오는 정보를 번역하는 일도 많았는데, "연금지급법" 이나 "외국인등록기준개정"이라는 제목을 보면 머리부터 아파옵니다.. 처음 보는 한자는 물론, 의역을 할 때도 많이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네요.

회관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수업에도 참가했습니다. 초급, 중급에 각각 참가했는데 레벨 차이가 좀 많이 나네요. 초급은 발음부터, 중급은 문장, 회화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서포터 역할로서 참가하여 일본인이 잘 안되는 발음이나 단어들을 가르쳐주거나 네이티브 스피커의 역할도 했네요.

실제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수업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되네요.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한 사람들도 몇 명인가 있어, 이런 방식으로 가르쳐주면 좋겠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으시니 자연히 교류로 까지 이어졌습니다.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많으셨는데, 굉장히 열정적인 분들이 많으셔서 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었네요.

회관에서의 활동 중 가장 주된 활동 중 하나인 출장발표는, 중학교에 직접 가서 일본어로 한국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PPT 만드는 것 자체가 저희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것을 일본어로 설명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역시를 좀 더 조사하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외우게 되는 기회도 되었네요. 발표는 총 6번을 했는데, 하면 할 수록 자신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다문화 활동도 했습니다. 김치 만들기, 몰디브 카레 만들기, 스페인 문화 설명회 등 일본에 그치지 않고 여러나라의 사람들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특히 김치 만들기 교실에서는, 한국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많아 같이 말을 나누는 것 만으로도 많이 기뻐해주셔서 저도 편하게 회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전통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히노쿠니마츠리는 구마모토 최대의 축제인데, 직접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참가한다는 의미는 국제교류회관 단체로서, 축제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참가한다는 뜻으로, '오테모얀'이라는 전통 춤을 추게 됩니다. 저희는 회관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네요. 그냥 축제를 보는 입장이 아닌, 참가자의 입장에서 있었기 때문에 이 축제를 더욱 깊이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준비과정부터 축제 본편까지 함께였던 봉사자 분들과도 교류는 이어지게 되어, 타이완 인턴생들이 돌아갈 때는 송별회도 같이 했었습니다. 이런 인연을 이어가는 것도 인턴 활동의 일환이었지요.

인턴 활동 중 가장 메인이 되는 '국제 볼란티어 워크캠프'는 저에게 있어서 최고의 경험이자 추억이 되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모두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본 고등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도합 1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교류의 장 입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으며, 구마모토의 유명 관광지 아소산에서 2박 3일간 이루어집니다. 참가자들은 7가지의 주제 중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정하여 외국인 유학생과 그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고 문화적 교류를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언어적, 문화적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죠. 국제교류회관은 그 계획을 서포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희는 인턴으로서 단순히 참가자에 해당되었지만, 회관에서 일하는 동안 고등학생 실행위원(EC)들과 함께 회의에 참가하면서 주최하는 측에서도 이 캠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참가자들과 EC들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고등학생 친구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고등학생들의 시선으로 보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듣는 것이 가능했고, 학생들만의 문화도 듣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또, 이러한 국제 단체에 대한 활동을 보면서 저도 그 일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런 국제적인 활동을 찾아서 참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외국에 대해 알 수 있는 살롱(발표회)에 참가하거나, 방제훈련을 체험하거나, 아이들의 영어수업에도 참가하면서 평소에는 경험할 수 없는 귀중한 체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와서 일본어 회화 실력도 늘고 일본 사회에 대한 공부도 되었지만,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서 일본인과 접하고, 같이 생활해 가며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제교류회관에서 일을 한 뒤에 꿈이 생겼습니다. 회관에서 했던 일들과 같이, 한일간의 관계를 좀 더 가깝고도 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제교류회관 같은 국제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큰 기관은 많지 않은 듯 하지만 그 외에도 작은 단체가 많이 있어, 한국과 일본 이외에도 국제 봉사활동이라던가, 국제 단체에 참가하여 좀 더 세계와 가까워 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외국, 세계에 대한 저의 인식 자체가 변하게 된 계기가 되었죠.

 

여기서 있을 동안 브라질의 사람들과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하고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여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과거 일본이 브라질로 이민을 많이 간 것이 계기가 되어서 혼혈이 굉장히 많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일본 거리라고 볼 수 있는 다운타운의 규모는 차이나 타운보다 더 크고 많이 번창해 있어, 일본인들이 가장 이민을 많이 가는 지역이라고도 합니다.

 

일본어를 배우는 저에게는 뭔가 새로운 길이 열린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일본어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는 나라가 하나 더 늘어났고, 언어 활용의 가능성이 늘어난 셈입니다. 세계를 접하고 시야가 넓어진다는 말은 이런 것을 뜻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런 귀중한 깨달음도 아마 인턴쉽을 오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겠죠..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제가 이곳에서 느끼고, 배우고, 얻은 것을 여기 오기 전 저와 비슷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이곳에 와서 Facebook으로만 90명의 친구가 생겼고, 실제로 만나서 교류를 했던 사람들은 100여명이 넘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보물이기도 하며, 세계를 같이 걸을 동료이기도 합니다. 저의 존재를 느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너무도 행복한 3개월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