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2박 3일 -함희석-

한일 워크캠프 참가 후기 

 

취업 커뮤니티 ‘스펙업’에서 우연히 보게 된 한일워크캠프 공모. 혹시나 해서 지원한 이 활동에 내가 붙을 지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참가자의 대다수가 일본어 전공자였던 반면, 나의 경우는 일본과 인연을 맺은 경우가 좀 달랐다. 학창시절 집에 있던 플레이 스테이션2 때문에 일본게임을 자주 접하게 되었고, 게임 진행을 위해서는 일본어 능력이 필수였다. 이를 위해 혼자 일본어 공부를 더듬더듬 공부했던 게 시초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학교의 제2외국어가 일본어였던 덕분에 공부를 하게 되었고, 당시 일본어 선생님이던 분이 일본 드라마와 일본 만화를 소개시켜 주면서 일본어는 나에게 시험공부의 대상보다는 흥미의 대상으로 친숙히 다가왔다. 선생님 덕분에, 고등학생 때 일본 드라마나 ‘스마스마’ 등의 일본 프로를 시청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그 이후로 대학입시를 4수하고, 군대를 갔다 오면서 한동안 일본어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마침 이 공모를 보면서, 일본어에 대한 관심이 오래간만에 다시 생각나게 되었고, 전화면접에 나의 진심을 실무자 선생님에게 전달했던 게, 전공생도 아닌 본인에게 캠프에 참가할 기회를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 조는 유일하게 서양인과 같이 있는 조였다. 고려대학교의 경영학도들인 북유럽출신의 귀공자 스타일의 미소년 라스무스와 지원이 형, 일본어 전공자인 수아와 선미, 일본 친구들인 유리코와 노조미, 그리고 나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어색하기 짝이 없었지만, 붙임성 좋았던 사람들 덕분에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서양인이면서도 유창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라스무스를 보면서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수확은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사실 사회에서 이렇게 이해관계와 허물없이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여러 일본 분들이 있지만 힘들지만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참가자들을 응대해 주던 스텝인 유리상과 아야카상. 어머니와 같은 인자함으로 모두에게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던 카린상. 상냥하게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던 유미리상과 아야카상 등이 기억에 남는다. 일본어는 다소 부족하지만, 평소에 알고 있던 일본 문화, 전국시대와 메이지 유신 등의 일본 역사에 대해 얘기를 하니 일본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했었다. 내가 그동안 일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을 읽었던 것들이 헛된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만에 일본어 회화를 마음껏 할 수 잇었다는 것도 이번 캠프의 큰 수확이었다. 당장 첫 날과 마지막 날에 내가 일본어를 구사하는 어휘가 많이 달라졌던 것도 꽤 새삼스러웠다. 비록 일본어 전공자는 아니지만, 일본어 일상회화는 무리없이 가능할 정도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또한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우리나라 사람, 역으로 한글을 유창하게 하는 일본 친구들, 특히 서양인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라스무스를 보면서 1전공이 어문계열인 나도 나의 1전공을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시 말하면 일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본에 대해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나의 1전공 언어에도 애착을 갖자는 다짐을 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