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이 운명이었기를 바란다. 최경식(중앙대학교 정외과)

*한일 볼런티어 워크캠프 참가 후기.

 

이번 한일 워크캠프를 알게 된 것은 가까운 친구를 통해서였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찰나에 친구의 추천으로 이번 캠프에 지원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본 캠프에 참가하게 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OT를 할 때에는 처음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서먹했지만, 막상 캠프에 참가하게 되니 조 사람들은 물론이고 캠프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과 급속도록 가까워질 수 있었다. 첫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나 남자들끼리 골방에 모여앉아 술 마시며 유쾌한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그 자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연장자였던 본인에게 동생들은 침대에서 잘 수 있는 배려를 해 주었고, 각자가 살아가는 스토리와 앞으로 어떠한 미래비전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서스럼없이 주고 받았다.

 

둘째 날은 서로 밀착된 관계를 기반삼아 봉사활동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귀차니즘으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본인에게, 동생들의 봉사에 대한 열성과 성실은 큰 자극과 동기로 다가왔고 덩달아 본인도 벽돌 나르기에 헌신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의 봉사만을 적당히 모면하고 수습하고자 했던 처음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동생들과 융합되어 벽돌 하나라도 더 나르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협동과 협력의 힘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남자들뿐만 아니라 캠프에 참가한 여자 동생들도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적을 초월하여 서로 협력을 하며 봉사를 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서로간의 유대와 신뢰가 쌓여가는 모습이었다.

 

보람찼던 봉사활동을 마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지난 이틀 동안의 재미났던 일들에 대해 담소를 나눴고,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본인은 일본인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였는데, 그럼으로써 비단 한국인의 고정된 시각에서 탈피하여, 좀 더 넓은 관점으로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기르고자 함이었다. 애초에 본인은 일본인들에 대한 여러 편견과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곳에서의 일본인들과의 소통은 기존에 본인이 가졌던 여러 생각들이 잘못된 것이었다 라는 것을 자각하게 해 주었다. 역시 사람은 대면소통을 거쳐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바람직한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프로그램 자체의 취지와 내용도 워낙 좋았으나,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그동안 사람들과 단절된 채 폐쇄적인 삶으로 침잠해왔던 본인에게 이번 캠프는 사람들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매개체였고, 협소한 반도적 관점과 사고를 벗어나 타국과 타국인의 관점과 시각으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주었던 것이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만날 사람은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만날 사람은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된다.. 본인은 이것이 우연이 아닌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캠프에서 만났던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우연이 아닌, 오래도록 인연을 유지하고 싶은 ‘운명’이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