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깊은 시간 그리고 소중한 인연 -김은지-

한일국제워크캠프 후기

성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김은지

 

처음 한일워크캠프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봤을 때가 생각납니다.전공이 일본어인지라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일본인 친구들이 한국에 놀러올 때, 명동이나 인사동과 같은 정해진 곳만 가는것에 대한 아쉬움과, 더 좋은 곳이 많은데 라고 생각하며 한국에 대해 제대로 소개해 주지 못했던 저는 항상 아쉬움과 답답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뭔가 특별한 곳은 없을까? 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강화도에 있는 고인돌 유적지 견학과 문화교류 및 봉사활동, k-pop댄스 강습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내용은 더욱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저는 1기 선발에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이메일로 1기 지원자 우선선발로 2기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받고  기쁜 마음에 바로 2기에 지원을 했고, 간단한 전화면접을 거친 후 2기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캠프를 떠나기 몇일 전, 충무로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모두를 만나러 갔는데요^^ 하늘색 단체 티셔츠와 이름표를 받고 저는 5조에 배정되었습니다. 아직 조원들과 서먹서먹한 사이라 이야기는 많이 나누지 못했지만 뭔가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참가한 일본인 친구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었는데요, 워크캠프를 위해 직접 일본에서 오신다는 분들도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출발 당일, 명동에 있는 서울 문화 관광 글로벌 센터에서 모인 우리는 한복 모양으로 된 포푸리를 만들었습니다. 글루건이 잘 나오지 않아 서로 눌러주고 잡아주고 하던게 생각나네요^^만들기가 끝나고 강당으로 이동해 요즘 대세라는 강남스타일을 배웠습니다. 안무를 가르쳐주시는 분이 너무 쾌활하셔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같은 공간에서 힘껏 몸을 움직이고 나니 어색했던 분위기도 금세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댄스 강습이 끝나고 다함께 버스로 이동하자 조와는 상관없이 좌석 배치가 되어있었습니다. 분명 좌석배치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아직 서먹한 우리는 조별끼리 혹은 한국인끼리 앉아서 강화도까지 이동했을 것입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까지! 다른 일본인 조원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제 짝은 카린 씨였는데요 한국인 남편분과 함께 사시는 일본인 여자분이었습니다. 강화도로 가는 약2시간의 시간동안 정신없이 카린씨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본음식인 두유나베가 먹고싶다고 하자 카린씨는 특기가 두유나베라고 하시며 집에도 초대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버스 옆자리의 운명>,<으로 친해진 카린씨는 이후 머리가 아프다는 저를 위해 두통약도 챙겨주시고 다른 조원들과도 소개도 시켜주셔서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있네요.차 안에서 빙고게임도 다같이 하고 함께 과자도 나눠먹으면서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어느새 깜깜해진 저녁, 강화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하늘의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너무너무 예뻤던 기억이 납니다.모두와 함께 숙소인 펜션까지 조금 걸었는데요, 마치 수학여행을 온 것처럼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 조별로 방을 배정받고, 버스에서 한 빙고게임으로 정한 순서에 따라 저희 조는 저녁에 있을 바비큐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상추도 씻고 김치도 썰고 하느라 사실 저희 조는 모두와 함께 바비큐를 즐길 시간이 부족했어요. 40여명분의 준비를 하다보니 시간이 꽤 걸렸거든요! 하지만 준비하고 있는 저희에게 수고한다며 다른 조원분들이 입에 쌈을 쏙 넣어주기도 하고  나르는걸 도와주기도 하셔서 전혀 외롭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바비큐 시간이 끝나고 설거지까지 싹 끝낸 후 게임도 하고 문화유산에 관한 퀴즈도 풀면서 자연스럽게 각 나라의 문화나 특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라는 다르지만 연령대가 비슷비슷한 또래였기 때문에 공통점도 많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도 많이 일치했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유대감을 느끼며 스스럼없이 서로를 대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더욱 친해진 우리는 2번째 날 아침, 아침당번 조가 준비해준 간단한 아침을 먹고 자람도서관으로 봉사활동을 갔습니다.

각자 배정받은 역할에 따라 팀이 나뉘어 졌는데요, 제가 맡은 역할은 잡초뽑기! 평소에 사용해본 적도 없는 호미를 들고 도서관 주위의 잡초를 뽑았어요. 같이 잡초를 뽑은 친구들은 우연히 모두 일본 친구들이었는데요,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뽑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잘 뽑히지 않는 잡초를 같이 잡아당기기도 하면서 힘들었지만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 제 옆에서 같이 잡초를 뽑은 카나에라는 친구는 이번 캠프를 위해 일본에서 직접 왔다고 해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캠프가 끝나고 몇일 관광을 하다가 일본으로 돌아가는데 캠프가 끝나는 날 실수로 숙소의 예약을 하지 못해서 찜질방에 간다는 소리를 듣고 이것도 인연인데! 라는 생각에 우리집에서 잘래? 라고 제안하게 되었고 카나에도 흔쾌히 고맙다며 이를 받아 들였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눈지 한시간도 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워크캠프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의 나라에게 관심이 있고 될 수 있는한 서로에게 다가가려고 하며 그러기 위해 참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인이 우리집에서 잘래? 라고 제안한 것에 대해 불편하고 꺼려질 수도 있었을 텐데 스스럼없이 그래도 되냐며 너무너무 고맙다고 말해준 카나에 에게 저는 더 고마웠습니다.

몇시간의 봉사활동이 끝나고 숙소에 다시 오자 저녁담당을 맡은 조가 만들어준 카레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모두가 모여 베스트캠퍼도 뽑고,한명씩 이번 캠프의 소감도 발표하고, 새벽까지 함께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마지막날 밤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다음날 아침, 강화 역사 박물관으로 가서 전시된 것들을 관람하고 일본인 친구들에게 단군신화나 유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고 고인돌도 직접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문화유적지에서 서로의 문화유산과 유적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한다는 것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을 먹고 아쉽지만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올때도 역시 좌석배치가 되어있어 또다른 친구를 만들었네요^^서울에 도착해서도 역시 쉽게 헤어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얘기하던 모두를 보며 이번 캠프가 얼마나 서로에게 뜻깊은 시간이었는지를 느꼈습니다. 저또한 헤어지지 못하고 언니오빠들, 친구들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뒷풀이까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뒷풀이에는 1기 캠프에 참가했던 분들도 몇분 오셔서 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밤이 되어 모두 돌아가야 할 시간, 아쉬웠지만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후기를 쓰는 이 시점, 워크캠프를 다녀온지 약 3주?정도가 지났는데요 벌써 두세번 정도의 모임이 더 있었답니다! 앞으로도 계속 볼 소중한 인연들인 것 같아요^^ 2박3일동안 모두 너무 수고하셨구요, 부족한 저를 팀장으로 믿고 함께해주신 우리5조 조원분들도 너무 감사합니다.무엇보다 이런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한일국제워크캠프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후에도 계속 참여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