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빛 남국 오키나와에서의 행복했던 6개월/ 윤세희(숙명여대 일본학과 졸업)

 

 

에메랄드 빛 남국 오키나와에서의 행복했던 6개월/ 윤세희(숙명여대 일본학과)

 

저는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한일포럼을 통해 오키나와의 호텔 프론트에서의 인턴쉽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온 윤세희라고 합니다. 귀국 후엔 오키나와 인턴십의 경험을 살려서 여의도의 메리어트 호텔에 취업했다가 지금은 서울 잠실에 있는 영국계 회사로 전직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답니다.

저는 숙명여자대학교 일본학과를 졸업하여, 학부 시절 한-일 관계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일본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자주 접했지만, 실제로는 오키나와라는 곳에 대해 많이 생소한 부분이 있었어요. 하지만 일본에 대한 애정과 일본에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기대 반, 일본의 생활은 어떨지에 대한 호기심 반으로 오키나와 인턴쉽 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오키나와로 떠나는 저의 마음은 사실 이제까지 대학에서 2년 간 공부하고, 또 알아 왔던 일본과는 ‘또 다른 일본’에서의 경험을 의미했습니다.


출발 전, 최대한 오키나와의 문화나 역사 등에 대해 많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기에 인터넷이나 책 등을 보며 공부를 하기도 했고, 한일문화포럼 사이트에서 지난 후기들을 보며 저의 생활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취업을 앞두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일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꼭 한 번은 생활해 보고 싶었던 마음을 실현하고자..그렇게 2012년1월, 새해의 시작과 함께 설렘과 기대를 안고 오키나와 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오키나와 섬은 일본 본토와는 완연히 다른 문화와 풍경,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인들 조차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 이국적인 섬이라고 합니다. 위치도 일본 본토에서는 남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실제로 가 보시면 그 분위기와 날씨, 냄새까지 본토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느껴질 법도 합니다.


오키나와는 하나의 섬이라기 보다는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는48개의 섬과 무인도를 포함하여 총 160개에 달하는 섬 하나하나가 합쳐져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중 가장 큰 섬은 나하섬으로, 오키나와에서는 행정 자치의 수도라고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곳 나하의 중심에 있는 특급 호텔에서 인턴쉽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요.

 

 

※ 슈리성(首里城):  1429년 오키나와 본토를 통일하고 류큐 왕국이 들어선 이후 1879년 멸망할 때까지 류큐의 왕이 거처한 궁으로, (당시 적을 내려다 보기 위해)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지입니다.

바로 호텔 로열 오리온이라는 나하시에서도 관광의 중심지라 불리는 국제거리에 위치 해 있는 호텔입니다. 일본인들에게 신혼여행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니만큼, 국제거리는 늘 일본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오는 신혼여행 및 가족여행객으로 붐볐습니다. 로열 오리온은 국제거리의 입구라는 좋은 위치 덕분에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전 ‘세이부 오리온 호텔’의 명성과 함께 중식, 일식, 양식의 레스토랑의 맛으로 정평이 나 있는 호텔입니다. 그 전통이 40년이 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래된 건물이지만, 늘 친절하고 깔끔한 서비스로 많은 단골 손님을 확보하고 있는 호텔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오키나와의 가장 메이저 급 브랜드 중 하나인 ‘오리온’사의 이름을 따 호텔 로열 오리온으로 개명하여 운영되고 있는 호텔입니다.

 

※ 슈리성 내에서의 공연을 준비하는 무희들. 그리고 오키나와 전통 음악과 어우러지는 공연을 시간마다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곳의 프론트 데스크에서 정 많은 오키나와 동료들과 즐겁게 6개월 간의 인턴쉽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출국 전 한국에서 호텔 근무 경험이 있었지만, 일본의 호텔 체크인 시스템이 많이 달라 처음에는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일본어 역시 학부 시절 전공으로 공부하여 JLPT1급을 취득했지만, 실제로 일본에 살아 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미숙한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프론트 동료들의 도움으로 이 모든 힘든 부분들을 잘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인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고, 한국에 흥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 한국어나 한국의 문화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었기에,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비교하며 친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타지에서 맺어진 친분이 참 소중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호텔을 떠나는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배웅 해 주었던 동료들이 생각납니다. 일본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외국인에게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풀어 주는 모습에서 오키나와 사람들의 따뜻함과 순박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토나 도시에서는 잘 겪기 힘든, 한국인을 능가(?)하는 정 을 나누어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오키나와의 6개월이 저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오키나와의 북부 나고시에 위치한 츄라우미 수족관, 세계에서 두번 째 손에 꼽히는 크기를 자랑하는 이 대형 수족관은 오키나와가 자랑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 이기도 합니다. 초대형 수족관 내에는 길이 8.4m짜리 고래상어 두 마리가 수많은 진귀한 종류들의 물고기들과 헤엄치며,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웅장함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에서의 휴일은 다양한 놀이, 먹거리로 가득합니다. 저는 6개월 간 호텔에 근무하면서 휴일에는 어김없이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여행자였습니다. 나하의 중심에 있었던 호텔 프론트에서 많은 관광객들에게 관광지를 소개해 드리면서, 이 시간이 기회라 생각하고 저 역시 시간이 날 때마다 오키나와의 이모 저모를 견문하고 또 맛 보러 다녔습니다. 유명한 츄라우미 박물관, 나고파인애플파크, 슈리성, 오키나와월드, 만자모 등등.. 수 많은 관광 명소와 매달 열리는 각 종 행사들,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면 볼 수 있는 셀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다들도 많이 보러 다녔습니다. 물론 독특하고 향토적인 독자 음식 문화를 자랑하는 오키나와에서 식도락 여행도 빼놓을 수는 없었겠죠?

 

※    중부의 아메리칸 빌리지는 미군 비행장을 반환 받아 미국 샌디에이고의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조성한 곳으로, 쇼핑 상가와 레스토랑 등이 즐비해 있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입니다. 곳곳에 미국 스러운 건물 및 레스토랑들이 눈에 띕니다.
※    만자모: 오키나와 8대 전경 중 하나인 코끼리 모양 해안 절벽.  남북으로 길쭉하게 생긴 오키나와는 동쪽과 서쪽에 많은 곶이 늘어서 있는데요. 바다 쪽으로 돌출한 부분은 코끼리 코 모양이고, 코끼리 등판에 해당하는 평평한 땅에는 잔디가 심어져 있는데 1만 명이 거뜬히 앉을 수 있다고 해서 만자모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    하리 축제의 먹거리

 

오키나와에서는 매달 끊임없이 다양한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를 챙겨서 보러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합니다. 특히 7-8월에는 다양한 축제들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므로 체력을 아껴 두셨다 이 때쯤 계획을 마구 세워 돌아다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귀국 전, 좀 더 멋진 에메랄드 빛 ‘진짜’ 바다를 보기 위해 이시가키 섬으로 2박 3일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오키나와는 여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섬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행기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이시가키 섬, 미야코 섬 등은 그 중에서도 바다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힙니다.

※    타케토미 섬의 콘도이 비치   ※  타케토미 섬 명물 호시즈나(별 모래) - 모래가 정말로 별 모양 이에요, 너무 예뻐요

※    이시가키섬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히비스커스, 그리고 각종 꽃들

오키나와 친구들과 함께-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손에 꼽는 장수 지역으로, 고야 같은 장수 식품들이 유명하지만 그 이외에도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향토 메뉴들도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요. 그럼 오키나와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먹거리들을 소개해 볼까요? 


※    다양한 종류를 자랑하는 오키나와 소바입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겹살 소바, 야채 소바 그리고 소키(갈비)소바 입니다. 소키 소바는 기름기가 있고, 야채소바는 깔끔한 맛이나 더운 지방인 오키나와 음식이 전체적으로는 그렇듯 달짝지근하고 간이 강한 편입니다. 저는 오키나와 소바를 좋아했기도 하고, 집 근처에 소바를 너무 맛있게 하는 곳이 있어서 자주 먹었는데요. 한 그릇 먹고 나면 그 포만감이 정말 오래간답니다 J


※ 오징어 먹물이 유명해서 오징어먹물을 이용한 소바도 있어요- 정말 여러가지 종류가 있죠?
오니기리(주먹밥)은 오키나와식 오니기리로 쥬시-라고 부릅니다. 쥬시-는 오키나와 소바와 함께 먹거나 그냥 먹기도 하는 오키나와 별미 음식이랍니다
※    주로 고야로 유명한 참플요리 역시 오키나와의 향토 요리법 중 하나입니다. 이 메뉴는 두부참플인데요 다양한 야채를 넣어 볶아 낸 요리로, 밥 반찬으로 참 좋은 메뉴 입니다.  오른쪽 뒷편에 있는 검은 면 요리는 ‘모즈쿠’라고 하는 해초 요리인데요. 오키나와의 장수 음식에도 거론될만큼 몸에 좋은- 웰빙 음식이라고 합니다. 신 맛이 강해 한번에 많이 먹을 수는 없지만 맛보시면 아~ 몸에 좋은 맛이구나 하실거에요. 


※    류큐와 멕시칸 스타일이 결합된 메뉴인 타코라이스 – 입니다. 타코스미트에 양배추, 치즈, 그리고 멕시칸 소스를 얻은 메뉴인데요. 양도 많아 타코스보다 포만감이 있고 밥과 잘 어울려 든든한 한끼로 그만인 메뉴입니다. 사진만 봐도 든든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    야키토리- 다양한 야채를 오키나와 산 돼지고기로 말아 구운 단골 안주 메뉴입니다. 총 매출 90프로 가까이를 오키나와에서 올리고 있다는 오키나와 특산 맥주 오리온비루- 와 함께 먹으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 듭니다 


※    미국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곳곳에 그 잔재가 남아있는 오키나와 – 루트비어로 유명한 A&W (엔다-라고 불림)도 한번쯤은 방문해 줘야겠죠?
※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오키나와의 여름에 블루실 아이스크림은 빠질 수가 없어요- 오키나와 특산 베니 이모(자색고구마)맛은 각종 간식 류에 첨가되어 있고, 모두가 좋아할 만한 맛입니다.

※    호텔 동료 분이 직접!! 만들어 주신 제 생일 케이크 입니다- 정갈하게 쓰여진 한글이 너무 예뻐서 차마 먹기가 아까웠습니다. 정이 많은 오키나와 사람들- 이렇게 많은 생일 케이크를 받고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저에게 오키나와에서의 6개월은 바쁨과 여유의 조화였습니다. 쳇바퀴 돌듯 한 숨 쉬기도 힘들만큼 바쁘기만 했던, 또 그래야만 할 것 같던 한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여유’와 ‘힐링’을 찾을 수 있었던 오키나와 섬. 이제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이 되었지만, 저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고, 이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해 준 한일포럼과 오키나와에서 보살펴주신 오키나와 사무국장님께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