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마네현 봉사활동" / 노수빈(미추홀외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마네현 봉사활동" / 노수빈(미추홀외고)

 

깨끗한 나라로 명성이 자자한 일본 기타큐슈에 처음 방문했을 때 과연 그 명성대로 시내의 번화가에도 씹다 뱉은 껌이나 과자 봉지 하나 굴러다니지 않는 깨끗한 거리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본 시마네 현 해안가 봉사 캠프는 봉사보다는 교류회가 많아 문화부문 외교관이 꿈이고, 평소 다른 나라 학생들과 교류하는 것이 잦은 저에게 값진 추억이 될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해안가 봉사활동

일본 해안가는 일본 거리만큼 쓰레기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제 생각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7월 23일 시마네 현에 도착 한 날, 표착쓰레기(바닷가로 떠내려 온 쓰레기)라는 전문 용어와 표착 쓰레기에 관한 강의를 들었을 때 처음으로 일본의 표착쓰레기 현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는 음료수 통 따위의 작은 쓰레기부터 염산 같은 위험한 물질과 약물이 남아있는 주사기 같은 위험한 의료기기까지 다양했습니다. 한국의 쓰레기가 많이 흘러들어 온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창피함과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해안 청소는 일본 시마네 현과 그 부속섬인 오키에서 총 3번을 했는데, 첫 날 우리가 쓰레기를 주울 오키의 바닷가를 보고 정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차를 타고 지나온 깨끗한 바다는 사라지고 해안가가 쓰레기로 뒤덮여져 있어 과연 이것이 일본의 바다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날은 일본 학생들과 같이 쓰레기를 주웠는데 혼자서만 5봉지의 쓰레기를 주울 정도로 쓰레기가 많았습니다. 30명 가까이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한 시간 남짓 쓰레기를 주웠음에도 우리가 그곳을 떠날 때는 여전히 쓰레기가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물론 그 뒤에 한 청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쓰레기의 삼분의 이가 한국 쓰레기였기 때문에 만약 그곳이 한국의 바닷가였다면 마냥 뿌듯하기만 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곳이 일본 바다였기 때문에 한국의 맥주병, 우유 곽, 신발, 플라스틱 통 등 한국말이 적혀 있는 표착쓰레기를 볼 때 마다 창피함을 느끼고 심각성을 인지했습니다. 이 쓰레기들 중 대부분은 한국의 강과 바다에 불법으로 투기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 창피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 같은 유명한 해수욕장에 가면 물 반 사람반일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지만 ‘바닷가에 쓰레기를 투기하지 마시요’ 같은 문구는 볼 수 없다는 점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과 바다에 쓰레기를 투기하는 행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교육 또한 미미하다는 점입니다.

 

만약 한국에서 강과 바닷가에 쓰레기를 투기하는 불법 행위에 많은 벌금을 부과하고 철저하게 감시한다면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가는 쓰레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네 현 쓰레기 처리공장에서는 우리가 주운 쓰레기를 포함해서 시마네 현에서 나온 쓰레기가 처리되는 과정을 보았는데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것과 소각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누어 일부는 연료로 쓸 수 있게 재탄생시키기도 합니다.

 

 

쓰레기를 매립하는 통은 총 3개가 있는데 지금 한 개 반 정도가 채워져 있다고 합니다. 물론 쓰레기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과 쓰레기를 최대한 압축(?) 시킬 수 있는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본 고등학생들과의 교류회

일본 고등학교 학생들과의 교류는 또 하나의 뜻 깊은 활동이었습니다. 청소를 같이 한 뒤 말 한마디 못해 본 오키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려니 두 나라 학생들이 통하는 언어가 없어 서먹서먹한 상태로 밥을 먹었습니다. 그 후 어색함을 풀어보려 수건돌리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게임을 하니 일본 학생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페이스 북 아이디도 주고받았습니다. 마지막 교류에서도 또한 게임을 하며 친해져 언어가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홈스테이

이번 시마네 현 봉사활동의 꽃은 홈스테이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호스트 패밀리를 만나기 전 까지 일본어를 할 줄 몰라 걱정이 가득했지만 다행히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와 같이 홈스테이를 하게 되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스트 가족이 되어주신 아주머니는 유카타 입고 마을 축제에 가기, 신사에서 인연점보기, 족욕 체험, 마쓰에 포겔 파크(새 공원)구경, 호리카와 유람선 탑승과 일본 음식인 회전 초밥과 오꼬노미야끼 먹기 등 이틀뿐이었지만 일본에만 있는 다양한 관광지와 먹 거리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또한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의 사진을 파일에 꽉꽉 채워 앨범으로 만들어 선물해 주셨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온 낯선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친절을 베풀어 주시고 불편할까봐 배려해 주시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느낀 점 & 깨달은 점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일본 거리를 구경하는 것은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임에도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일본은 지진이 잦기 때문에 높은 건물이 많이 없고 집들도 거의 단독주택인 점, 교회가 많이 없고 신사가 많은 점, 등하교 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해서 학교에 자전거를 세워 두는 시설이 크게 구비되어 있다는 점 등의 차이점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마네 현 봉사활동 캠프에서는 7박 8일 만에 했던 활동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표착 쓰레기의 심각성과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점과 일본의 거리를 다니면서 일본과 한국의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제가 한층 더 성숙해 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