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지배 강제성 인정… “통절한 반성·사죄”

‘간 나오토 담화’는… 2010년 한국만 대상으로 담화

간 총리, 각료 의결 거쳐 발표
2010년 8월 10일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발표한 ‘간 나오토 담화’에서 1910년 한·일 강제병합과 식민지배의 강제성을 인정했다. 그는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다대한 손해와 고통에 대해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며 “3·1 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서도 나타났듯이, 정치·군사적 배경 하에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여 이뤄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국가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간 담화는 병합 과정의 강제성을 우회적으로 시인해 일부 진일보한 면이 있다. 또 처음으로 한국만을 대상으로 사과 담화를 발표했다. 이전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나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아시아 전체가 대상이었다. 공식적인 각료회의 의결을 거쳐 정식으로 발표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당시 식민지배의 근거가 된 병합조약이 불법적으로 체결돼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아 ‘미완의 사과’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는 ‘병합조약이 유효하게 체결됐다’는 법적 해석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보상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매체들은 일본이 중국에 마땅히 사과해야 하지만 한국에만 사죄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한은 “국권 강탈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배상도 하지 않으려는 강도적 본성이 담겨 있다”고 일축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