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일본공공기관 인턴십 후기 - 원치운(영진전문대)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5월 7일부터 8월 26일까지 실시한 일본의 구마모토 공공기간에서의 인턴십 후기를 쓰게 된 영진전문대 원치운이라고 합니다.


일본에 가게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며 첫 번째는 혼자 오사카에 여행으로 4박 5일간 머물렀던 적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번의 여행과는 달리 이번에는 4개월간 일본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긴장도 되고,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만 지금 이렇게 무사히 귀국하여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일본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역시 거리가 아주 깨끗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거리에는 쓰레기 하나 보기 힘들었고, 그 흔한 쓰레기통도 편의점 앞이 아니면 찾기 힘들었습니다.

밖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모두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서 집으로 돌아가 처분하는 일본의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말을 한 번 할 때도, 행동을 하나 할 때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되어지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생각하며 행동한다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처음 생활하는 일본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신기했습니다.


자동차의 운전석이 반대인 것부터 시작해서, 버스의 출입구가 반대인 것도 신기했고, 도로의 바로 옆으로 전차가 다니고 있는 것도 신기했고, 편의점에서 여러가지 저렴한 냉동식품과 즉석식품을 팔고 있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생활하면 할수록 이곳은 한국이 아닌 외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1개월간은 숙소에서 버스로 20분 가량 떨어진 구마모토 현립대학교에서 일본의 대학생들에게 비즈니스 일본어 수업을 들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달랐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 일본인과 대화하고, 일본어 실력도 충분하지 않은 탓에 의사소통하는 것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게다가 쿠마모토 현립대학교는 몇 년 전까지는 여자대학교였던 곳으로 여자의 비율이 월등히 많은 대학교였기에 여자와 대화하는 것이 서툰 저에게는 학교에 있는 일본인에게 상당히 말을 걸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많은 일본인들과 대화도 하고 그 덕에 회화 능력도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짧은 1개월의 시간이었지만 같이 가볍게 술도 먹으러 가고, 노래방도 가면서 모두 사이가 좋아져 친구가 되었습니다.


처음 1개월간 대학교에서 일본어 수업을 받으면서 매주 금요일에는 구마모토 안에 있는 여러 관광 명소를 탐방하였습니다.

일본의 3대 성 중에 하나인 구마모토 성도 방문하였으며, 산토리 맥주 공장에 방문하여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견학도 하고, 활화산으로 유명한 아소산 그리고 일본의 전통적인 차 문화 '다도'도 체험하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소는 역시 산토리 맥주 공장이었으며, 견학 후 세 잔까지 무료로 시음회를 할 수 있었는데 그 세 잔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맥주 공장에서 먹는 맥주 맛은 끝내줬습니다.

이 1개월간은 일본의 여러 문화를 탐방하며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사고방식이 다른,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2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됩니다.

적게는 한 명, 많게는 세 명씩 나뉘어져 각각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숙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멀리 간 동생의 얘기를 들어보니 하루 왕복 교통비가 14,000원이 나와 큰일이었다고 합니다.

역시 일본의 교통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며, 그 때문인지 거리에는 자가용과 함께 자전거가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자가용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주차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구입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유료 주차장이 엄청나게 많았으며, 그와 더불어 불법 주차된 차량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일본인 친구에게 우스갯소리로 듣기로는 적당한 공간에 마땅히 할 것이 없으면 유료 주차장만 세워도 돈이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만약 다음에 다시 일본에 와서 생활을 하게 된다면 자전거는 꼭 구매해야겠습니다.

 

이 국제교류회관은 말 그대로 일본에 온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위한 공공기관으로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이 이곳에 방문하여 일본어 수업을 듣거나 여러 이벤트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이 국제교류회관이란 곳이 일본에서 몇 없는 곳이라 들었는데 운 좋게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일 할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처음 인사하러 사무실에 갔을 때의 분위기는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다들 직급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서로 XX씨, XX씨로 존칭을 쓰며 서로 존중하며 함께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하는 사무실이었습니다.

물론 일본도 회사에 따라 우리나라와 같이 직급으로 부르며 상하관계가 명확한 회사도 있지만 이런 점은 상당히 좋아보였습니다.

이 교류회관에서는 한국어에서 일본어, 혹은 일본어에서 한국어의 간단한 번역 작업을 하고,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참가하는 이벤트의 준비를 도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한국어 강좌 시간이었습니다.

국제교류회관에서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매주 시행하는 수업으로 수요일은 초급, 금요일은 중급이었습니다.

수요일은 한글을 배우며 읽는 연습을 하는 수준이었고, 금요일은 함께 간단한 회화를 하는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양쪽 모두 한국어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습니다.

 

한류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저보다 다들 많은 드라마를 알고 있었고 중급에 계신 할머니 한 분께서는 역사 드라마를 자주 보며 공부한 덕분에 저보다 더 한국의 조선 왕조에 대해 빠싹히 알고 계셨습니다.

 

한 편으로는 부끄러웠으며, 모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한글을 읽어나가는 것이 신기했으며 일본어를 1년 넘게 공부했으면서도 이정도인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인턴십을 하면서 여러 축제에 참가하거나, 강 옆에서 여러 외국인 친구들과 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마지막 송별회로 국제교류회관의 직원분의 집에서 타꼬야끼 파티를 하거나,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과 즐거웠던 기억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의 짧은 4개월의 생활이었지만 많은 일본의 문화를 체험하였으며, 많은 분들에게 신세만 잔뜩 지고 한국에 돌아온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일본에 방문할 계기가 있다면 반드시 다시 구마모토에 방문하여 신세 진 분들을 찾아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