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제워크캠프 in고창 참가후기 (오세헌/화산중학교)

8월 1일(금)

드디어 아시아희망캠프가 주관한 국제워크캠프 첫날! 외가가 전주에 있어서 다른 사람과 달리 나는 그런대로 쉽게 집합지에 갈수 있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집합장소에 갈수 있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구경했던 전주 한옥마을에 경기전이 있었던 것은 잊어버렸지만 한옥마을에 다시 가니 어렸을 때 기억이 생생했다. 막상 집합장소인 전주 한옥마을 정문에 도착하니 어디가 국제워크캠프 집합장소인지 구분도 안가고 주최하는분들도 안나와 계셔서 힘들었다.

 

깃발이라도 들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날씨는 덥고 사람들도 엄청 북적북적 할 만큼 많아 어떻게 합류해야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석준형이 카톡으로 리드해서 같이 기다렸고 한참이 지나서야 일본인 봉사자들이 오고... 조금은 힘들었다.

 

모두 일본인을 포함해서 15명이었는데 초등학교 때 모두들 경험한 노오란 학원차를 타고 다 같이 고창으로 출발해서 버스에서 자기소개와 잡담 등을 하며 흥분된 상태로 숙소에 도착하여 다들 짐을 간단히 풀고 숙소 앞에 있는 정자에서 모여 이장님이 앞으로의 일정도 말해주시고, 간식도 먹고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린 이장님이 시켜주신 닭볶음탕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일본인 형, 누나도 맵지 않은지 잘먹는게 아닌가! 하긴 내가 일본에 갔을때에도 다른 사람들보다 잘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직 서먹하기도 하지만 첫날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으며 앞으로의 일정이 기대된 첫 날이었다.

8월 2일(토)

둘째 날! 아침부터 우리들은 모시잎을 따고, 고추를 땄다. 사실 친 할아버지댁이 선운사 지나 동호해수욕장이 보이는 같은 고창이라 푸르른 밭이랑 나무, 벼, 고추 등은 많이 봐왔지만 직접 도와드리지는 못했었는데 봉사활동지에 와서 처음 해보니 더운 날씨에 땀은 뚝뚝 떨어지고, 벌레물고, 허리는 아프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정말 힘든 일을 지금까지 하셨구나!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아버지가 항상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할아버지 할머니가 얼마나 힘들게 지으신 쌀인데 남겨, 깨끗하게 먹어라.”라고 하실 때는 가볍게 넘겼는데... 지금까지 도와드리지 못 한게 죄송했다. 그 후 우리가 수확한 모시잎을 넣어 만든 모시개떡을 이장님과 마을 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 먹었다.

 

일본에서도 이런 비슷한 문화가 있어 다들 부담 없이 재밌게 활동을 마치고 점심으로는 라면을 먹고 잠시 모정에서 쉬었다. 그런데 많이 보던 차가 동네로 들어오더니 부모님이 오셔서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가셨다. 엄마가 밥은 어떻게 먹고 있는지 물으셨는데 엄마의 맛있는 밥이 그립다고 말을 못했다. 떨어져 봐야 고마움이 느껴지는지... 그 후 우리는 미리 다음날 식단을 짜고 오후에 마트에 가서 여러 식재료를 샀습니다.

 

가기 전에 계곡? 에서 물고기를 잡았는데 무척 재밌었습니다. 동네에 사는 아이가 우리를 도왔는데, 이상하게도 우리에게는 물고기가 잡혀주지 않았다. 물고기잡기가 물놀이가 되어 버린샘. 하루가 지루하지 않고 뿌듯하면서도 즐겁게 지나갔다.

8월 3일(월)

셋째 날! 우리는 아침으로 또 계란을 먹었다. 우리끼리 식사를 해결해서 인지 식사가 조금 미흡했다. 첫 활동으로 이장님의 트럭을 타고 갯벌 체험을 나갔다. 트럭을 뒷자리에 타니 바람도 많이 불고 승차감이 덜컹거려 색다른 경험을 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할아버지댁에서 갯벌에 나갈때면 동생들과 골프카를 타고 나갔는데... 뜨거운 태양아래 물이 빠진 바다에서 우리는 즐겁게 조개를 찾았다.

 

제법 많이 찾았는데 저녁에 스파게티를 해먹으려고 보기 많이 상해있어 서운했다. 아버지가 상한 것도 있겠지만 이미 죽어 있던 거나, 잘못 조개를 찾아서라고 설명해주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연습을 많이 해둘걸... 오랫만에 즐거웠다. 여자분들은 저녁에 봉숭아 잎을 따서 물들이는 것 같았고, 나는 가져간 책을 읽고 핸드폰 게임을 형들과 함께 즐기면서 하루가 지나갔다. 내 책을 보더니 형이 책도 소개시켜 주었다. 역시 많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정보도 많이 얻는 것 같다. 이번 봉사활동 기회를 준 부모님께 감사한다. 특히 학교에서 배우는 일본어를 짧게 나마 들을 수 있어서 나의 국제 감각이 향상됨을 느꼈다.

8월 4일(화)

넷째 날! 고창에 있는 선운사에 갔다.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산에 오르니 힘들기도 했지만 아침공기가 상쾌했다. 들어가는 입구에 보이는 장어음식점들이 눈에 띄었다. 배고 고팠으니깐. 편의점에 들렀을 때 나는 컵라면을 사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오후에 라면을 먹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사진도 찍고 산을 구경하면서 절에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지쳤었나보다.

 

그럴 줄 알았으면 내돈으로 사먹지 않는 건데... 오후에는 팥을 한천을 넣고 뭉근히 끊여 예쁜 틀에 담아 양갱을 만들어 먹었다. 사실 난 야채도 싫어하지만 팥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직접 만들어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 왜 안먹었는지... 저녁에 다들 마지막 날이라고 둥글게 앉아 친목 도모의 시간을 갖았다. 며칠 동안 함께한 형, 누나, 친구들 모두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느라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비록 나는 온전히 참여하지 못했지만.. 옆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은 나의 인생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8월 5일(수)

마지막 날... 아침 8시에 제일 먼저 일어났다. 모두들 어제의 즐거웠던 늦은 밤의 즐거운 만남이 오늘 아침 힘들게 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고창에 계셨던 부모님이 데리러 오셔서 다들 자고 있는데 짐을 싸고 형, 누나들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내려왔다. 카노 누나에게 부모님차를 타고 가도 되는지 묻고, 승낙 받아서 그동안 함께했던 동료들과 헤어졌다. 옆에 자주색 관광차가 와있었기에 함께 하고 싶었지만, 할아버지 밭에 가서 봉사활동을 통해 배운 고추를 따서 내 놀라운 실력을 보여 드리러 갈 수 밖에 없었다. 다들 즐겁게 전주까지 함께 했겠지.. 다시한번 생각하면 아쉽다. 그동안 함께 먹고, 자고, 이야기 했던 모두들 함께해 주셔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