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공공기관 인턴십 참가후기 (이태영/배화여자대학교)

  저는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프로그램, GIP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에 5월 6일부터 8월26일까지 참가한 배화여자대학교 영어통번역과 이태영입니다. 

 

 처음 온 일본, 구마모토에 대한 저의 첫 인상은 깨끗하고 잔잔한 곳이었습니다. 대도시가 아니기에 그럴 수 도 있지만, 서울 번화가에서 온 제가 본 구마모토는 자연환경적이고 사람들도 여유롭고 친절한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쓰레기 버리는 방법도 까다롭기만 한 것 같고, 지켜야 할 규칙이 늘은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있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칙도 많지만 그만큼 편리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혼자사는 사람이 많은 일본에서는 1인분 음식을 파는 곳도 많았고, 도시락집이나 편의점에도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있었습니다. 혼자가 먹기도 편하고 적당히 때울 때도 영양 밸런스가 좋은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한국의 서울보다 습기가 많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습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처음 느낀 날씨에 숨이 턱 막히고 습기 찬 날씨가아니면 매일 비가 왔습니다.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높은 습도라고 생각합니다. 구마모토 안에서는 번화한거리라는 시모도오리가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서 먹을 음식도 많았고, 놀 거리도 많습니다. 주로 탁구나 당구를 치거나, 게임센터와 노래방을 친구들과 가거나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거리를 둘러보거나 자전거를 빌려 타서 시외로 나가며 시간을보냈습니다.

 4개월의 기간 동안, 1달은 구마모토현립대학에서 일본어수업을 들으며, 매주 금요일 문화체험으로 구마모토성, 아소, 산토리맥주공장, 다도체험등을 하였습니다.

3달은 각자의 정해진 회사에서 일을 배우며 인턴십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일본인들과 많은 소통을 한 적도 처음이었고, 일본에 온 것 조차 처음이었던 저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간,일본인에게 일본어를 배우며, 자신없던 오오기리까지 마쳤습니다. 3개월간의 인턴십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도 많고, 일하기 전 일본인의 문화나 사고방식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중요한 시간이였습니다.

 

 단순히 학교를 다니고, 일을 한 4개월이 아닌 여러가지로 많은 기회를 가진 기간이었습니다. 우선 제가 일하던 곳은 국제교류회관 2층이었으며, 주로 번역을 하며 회관에서 주최하는 이벤트의 서포트로 들어가며 매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첫 달에는 중국, 한국, 캐나다, 독일 각 나라의 문화와 특징을 소개하는 살롱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수업을 들은 후, 블로그에 후기를 썼습니다. 다른 나라에 흥미가 많던 저에게 더 넓은 시야를 가지는 좋은 경험이었고, 그러던 중 만난 사람들, 일본어를 잘 못해서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면서 한던 호주인 투완이나 타이완에서 온 일본어가 정말 능숙한 노부, 캐나다에서 온 똑똑한 타이완인 카이등 일본인 뿐만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고 그들과 함께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 일본에 대해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그 이외에 저와 같은 인턴이 일하는 라디오국에 가서 같이 일하는 동료와 함께 간단한 자기 소개와 일에 대한 이야기를 라디오에서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따로 또 한번 혼자서 다른 라디오에 참가한 적이 있는 데, 그 곳엔 예전처럼 한국인 인턴이 없었고, 진지하게 일하는 일본인들 밖에 없었습니다. 긴장 되고 걱정 했지만, 오히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10분 내내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끝났습니다. 일본인 밖에 없다는 사실보다는 같은 사람으로서 함께 이야기 나눈 것 뿐이었습니다. 비슷하면서 다른문화를 가졌지만, 남에게 최대한 맞춰주려는 일본인의 친절함 덕분에 문화 차이에 당황하거나 고민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6월 26일에는 한일국교정상화50주년기념 충청남도-구마모토현의 전통음악회의 봉사자로 참가하였습니다. 저는 무대 뒤에서한국과 일본 스태프, 연주자의 한국어 통역으로 들어가게 되었는 데, 두 나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였습니다. 가장 먼저, 준비실부터가 달랐는 데, 사생활을 중요시한다고 하는 일본은 항상 문이 굳게 잠겨있었고, 누가 들어가거나 나갈때도 문을 최대한 적게 열어 준비실 안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반면, 한국인 준비실의 문은 계속 열려 있었습니다.

 

  의견을 수용하는 일본인에 반해,한국인은 자신의 의견이나 불만을 분명히 말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오직한국과 일본이 모인 그 곳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잘 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7월 달에는 국제 교류회관에서 외국인 중학생들을 대상으로한 고등학교 진학 박람회가 열려 그 곳의 통역으로서 들어갔습니다. 제가 담당한 한국인 학생은 중학교 3학년인 남자아이였는 데, 엄마와 함께 온 그는 제 통역이 필요없었습니다. 

 

 일본어로 듣자마자 바로 이해하고 전달하고 한국어로 이야기한 것을 바로 일본어로 말하는 등 단순히 운동 좋아하는 것 처럼 보이던 그 학생의 뛰어난 통역 능력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에 초등학교 3학년 때 왔다던 학생은 한국어도 전혀 잊어버리지 않았고,일본어도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았습니다. 일본어만 공부하며 쓰다보면, 금세 한국어를 잊어버리는 저와 다르게 바로바로 한국어가 나오는 학생을 보며 좋은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어렷을 때, 외국에 와서 잘 적응 한 학생을 보며, 언어 전환뿐만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수용하는 것도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박람회에는 일본 중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이 생각보다 많았고, 막상 일본어를 잘 할 줄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진지하게 일본 고등학교 입학 방법에 대해알아보려 하고, 앞으로 진학 시험 공부에 힘쓰겠다던 학생들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있던 기간 중 가장 큰 행사였던, 봉사 워크 캠프와 글로벌 워크 캠프가 있었습니다. 봉사 워크 캠프는 8월 7일, 8일, 9일 총 2박 3일로 진행되었으며, 고등학생이 모든 이벤트와 절차를 준비해서 진행된 고등학생과 유학생을 위한 캠프였습니다. 

 

 글로벌 워크 캠프도 비슷한 형태로 이번엔 대학생이 이벤트와 절차를 모두 준비하였고, 8월 16일, 17일, 18일, 19일 총3박 4일로 진행되었습니다. 두 캠프 모두 한국어 통역으로서 참가하였고, 이 곳에서 제 통역실력이 얼마나 부족한 가를 알 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의견충돌도 있고 서로의 장단점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사람은 인도네시아에서 온 노바상이었는 데, 이슬람교인 그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됬기에, 피자 만들기 시간에서 팀원들이 그를 위해 피자 속에 베이컨을 넣지 않는 등, 서로의 차이를 알아가며 맞춰갔습니다. 인도네시아 극단 대표로서 캠프에 참가했다는 그는 20대 중반이었는 데, 자신의 종교로 인해 남들이 하는 경험을 못하는 것에 대해 원망하기 보다 인정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고 지켜야만 하는 규칙을 모두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좀 더 다양한 경험에 목말라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이 하면 안되는 행동, 먹으면 안되는 음식을 항상 해오고, 먹어오던 우리들에게 있어서 그는 신기한 존재였습니다. 가끔씩,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가 얼마나 불편할 지 생각해 보고, 그런 규칙을 지키면서 그가 얻을 수 있는 정신적 편안함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지만, 종교를 가져 본 적이 없는 저에겐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외국인이 본 한국과 일본은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 곳에 와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한국인의 인상은 한국인들끼리만 몰려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부분은 맞다고 생각하고, 고쳐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소극적일 줄 알았던 일본인들은 여러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며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경우가 많아 놀라웠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캠프가 많아져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들과 이야기 나누는 데 어색함이 없어진다면, 그러한 인식도 사라져 주지 않을 지, 여러가지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즐거운 일들도 많았다면, 반면에 힘들고 반성해야만 하는 일들도 아직 사회생활에 미숙한 저에게는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또래 애들이 경험하지 못할 좋은 경험과 오랫동안 남을 충고들을 4개월간 받아 한국에 돌아갑니다. 20대 시작의 시발점을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찍을 수 있어 기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순간의 시너지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Write a comment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