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월 쿠마몬 후루사토 프로그램 참가후기 (임지영/한국외국어대학교)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 플라자 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쿠마모토 후루사토 프로그램에 올해 2월 참가한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임지영이라고 합니다

 

일본어를 학교에서 배우고 있지만시험이 끝나고 시험지를 제출하는 순간 바로 잊어버렸기 때문에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을 많이 느꼈습니다그래서 지금까지 줄곧 일본어로 대화도 많이 하고 일본인과의 교류도 하고 싶었습니다오랜 고민 끝에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기로 결정했지만바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기에는 아직 저의 일본어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기에 우선 어학 실력을 키울 수 있고일본 생활 정착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습니다그러던 중쿠마모토 후루사토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습니다일본인과 하루에 3시간 씩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하지만막상 지원을 해 놓고도 내가 4학년인데 정말 가도 되는 것인가’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계속 고민했었습니다그러나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제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먼저 프로그램의 구성은 1)수업 2)현장학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수업의 첫 날에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됩니다오티 시간에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합니다일본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이번 한 달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사실 후루사토 프로그램은 전문 선생님이 아니라 자원 봉사자분들이 우리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따라서 어떤 전문적인 커리큘럼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준비해가는 것이 좋습니다예를 들어서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경어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등과 같은 것을 미리 정해놓고 가지 않으면그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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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1시간 30분씩 한 분의 봉사자분과 진행합니다. 하루에 3번이 있는 날도 있고(있긴 있지만 많아야 1~2번), 1번이 있는 날도 있지만 대체로 2번입니다. 처음에 하루에 3시간은 너무 짧은 것 아닌가 생각 했었는데, 제 생각보다 3시간은 긴 시간 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생각보다 긴 시간이기 때문에 본인이 먼저 준비해가는 편이 얻는 것도 더 많습니다.

 

그리고 매일 일기를 쓰라고, 일기장도 주시고 보통 대부분의 수업에서 써온 일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고 하십니다. 근데 굳이 일기가 아니어도 괜찮고 본인이 쓰고 싶은 것을 써 가면 됩니다. 그럼 그 내용에 대해서 수업시간에 이야기 하면 됩니다.

 

1 달간의 프로그램 체험이 끝나고 생각보다 일본어가 많이 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일본어를 공부하고는 있었지만 시험을 위한 일본어였고, 수업시간 이외에는 한 번도 일본어로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읽을 줄 은 조금 알았지만,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말하는 것은 거의 단어로만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꽤 많이 알아듣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업 이외에도 현장 체험 학습이 있습니다. 쿠마모토에 있는 산토리 맥주 공장, 쿠마모토 성, 스이젠지 공원, 교부테이, 화과자 만들기, 서도, 종이접기 등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날씨 등의 이유로 현장 체험을 맥주공장 방문과 쿠마모토 성, 화과자 만들기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맥주 공장 체험은 산토리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견학하고 마지막에 맥주를 식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했던 체험 중 가장 재밌었던 체험인 화과자 만들기는 직접 화과자 가게에 가서 사장님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만드는 체험입니다. 만드는걸 보기도 하고, 직접 따라서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가 만든건 먹어도 되는데, 맛은 그냥저냥입니다.

 

저는 일본에 워킹홀리데이로 온 것이었기 때문에, 처음에 왔을 때 장기 체류를 위한 여러 가지 절차가 있었습니다. 근데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정보도 별로 없이 왔고, 일본어도 잘 못했던 시기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습니다. 그 때 마다 국제교류회관 분들이 항상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셨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 까지도 개인적으로 연락하면서 일이 잘 해결 되었냐고 물어봐 주시기도 하고,개인적으로 약속을 잡아서 계속 일본어 공부를 봐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저는 항상 부탁드리고 도움만 요청하고, 그 분들에게 저는 어쩌면 귀찮은 존재였을 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저를 위해 힘써주셨고, 지금도 가끔 교류회관 찾아가면 반갑게 맞이해주십니다. 그리고 모처럼 큐슈에 왔으니, 수업도 좋지만 가까운 곳으로 여행하는 것은 어떻냐고 하시면서, 저희를 위하여 아마쿠사라는 곳을 데려가 주셨던 봉사자분도 계셨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고 하기도 하는데, 저도 한 달 넘게 거주하면서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일본의 문화가 2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일본인 특유의 돌려 말하는 표현과 한 가지는 일본인의 리액션입니다.

 

한 달간 생활하면서 제가 느낀 것, 그리고 같이 살았던 다른 한국인 친구들과 공감했던 것이 바로 일본인 특유의 간접화법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이나, 느끼는 것, 그리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조금 더 돌려서 표현하는 경우가 한국인 보다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자꾸 말을 돌려서 할 때에는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거지? 라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답답할 때도 많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아니다, 안되면 안된다, 없다면 없다 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면 말하는 입장이나 듣는 입장이나 훨씬 더 편할 텐데 간접적으로 돌려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럴 때에는 제가 알아서 해석을 해서 이해해야 했기 때문에 좀 힘들었습니다.그리고 일본사람은 거절의 표현이나 싫다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부탁을 하거나, 말을 할 때 어디까지 부탁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제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에 대한 리액션입니다. 한국인들은 어떤 것을 보거나 들었을 때, 그것에 대한 리액션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만, 일본인들은 반대로 아주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마치 엄청난 것을 들은 냥, 제 기준에서는 조금 과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리액션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그것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리액션을 잘 하지도 못하고, 조금 과도한 리액션을 받으면 아직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이 이외에도, 일본인들은 확실히 언어와 행동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한국보다 더 강합니다. 어떨 때는 ‘굳이 이정도까지 해야하나..’싶을 만큼, 너무 존중이 지나쳐서 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와는 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언어에도 있습니다. 흔히, 한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본어는 다른 언어보다 한국인들이 배우기 쉽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에 대해서 반은 정답이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와 발음이 비슷하거나 아예 동일한 발음이 있고, 어순이 똑같고,조사를 사용하고, 존경어 표현이 있다는 점 때문에 확실히 말하는 것은 다른 언어보다 쉽게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어가 있다는 점, 존경어 표현도 우리나라보다 복잡하다는 점, 동사의 변화형이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점, 우리가 책에서 배우는 문장표현과 실제 일본인들이 말할 때의 어투가 확연하게 차이난다는 점, 등이 일본어로 듣고 말하는 것을 공부할 때 저에게 큰 어려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지금까지 제가 체험했던 후루사토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한 달간 생활하면서 느꼈던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앞에서도 썼듯이 이곳에 오기 전에는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고 나서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제 후기가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자리를 빌어서 저를 위해서 애써주신 모든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의 담당자 분들과 봉사자 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주최기관 아시아 희망캠프기구와 주관기관 코리아 플라자 히로바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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