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일본 아오모리 국제워크캠프 (노주환/고려대학교)

지난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아시아희망캠프기구가 주최한 프로그램인 아오모리 눈 축제 캠프에 참가했던 고려대학교 1학년 노주환입니다. 이번 일본 캠프는 제 두 번째 일본 방문이었습니다. 지난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함께 자유여행으로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왔는데, 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일본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이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날, 김포공항을 출발하여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환승한 후 아오모리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일행들과 만나 함께 다시 신칸센을 1시간가량 타고 최종 목적지인 시치노헤토와다역에서 내렸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거리가 한가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신청해간 데이터로밍도 자꾸 끊어질 정도로 아주 외진 곳이었습니다. 

(read more)

 

매우 추운 지역이었지만 홈스테이한 곳은 일본 전통 다다미집으로 아늑하고 따뜻한 집이었습니다.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무척 친절하셨습니다. 근처의 온천에서 먼저 씻은 후, 홈스테이한 집주인 할머니께서 해주신 맛있는 요세나베와 튀김, 회를 푸짐히 먹고 지역 주민들과 즐겁게 교류를 했습니다.

둘째 날, 아침에 농활봉사로 마늘을 망에 담는 체험을 하였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그 지역의 음식을 만들어서 저녁을 함께 먹으며 첫째 날보다도 더 크게 교류회를 가졌습니다.

 

셋째 날, 마을 분들을 위해 비닐하우스의 제설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서투른 삽질이었지만 신발이 다 젖을 정도로 열심히 하였습니다. 함께 한 분들 중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역시 탁월한 삽질을 보이셨습니다. 오후에는 눈 축제에 참가하였습니다. 눈 축제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아기자기 했고, 밤이 되고 불이 켜지니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불꽃축제가 시작되었는데 밤하늘에 예쁜 그림이 그려지는 듯 했습니다. 그 후에는 공연도 예정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예약해 놓은 택시 때문에 공연을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되서 아쉬웠고, 젖은 신발로 인해 무척 추웠던 축제였습니다.

 

넷째 날, 스시 만들기 체험을 하였습니다. 직접 밥을 뭉치고 와사비를 넣고 회를 얹고 스시를 만들어서 먹는 체험으로 한국에서는 해볼 수 없었던 특별한 체험이라 뜻깊었고,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오후에는 홈스테이한 집주인 할머니의 도움으로 기모노 체험을 하였습니다. 처음 입어보는 기모노는 어색했지만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귀국할 준비를 하여 신칸센을 타고 아오모리공항에 도착한 후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며 이번 캠프를 마쳤습니다.

이번 4박5일 동안 아오모리 눈 축제 캠프에서는 기대했던 대로 관광을 목적으로 한 여행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일본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일본인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그들의 생활방식, 성격 등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일본사람들의 성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무척 친절하고 예의바르며, 시간 약속이 철저하고, 항상 미소를 지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베여 있었습니다. 길을 걸을 때는 다른 사람의 앞을 막는 일이 없었고, 지나가면서 몸을 스치기라도 하면 사과하고, 엘리베이터에 탈 때는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주고 내릴 때도 먼저 내려서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것이 불편하지 않도록 기다려주었습니다. 한편,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만큼 자신 또한 타인으로부터 방해받지 않으려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영어는 자신 있지만 일본어는 잘 못하는데, 동행리더는 대부분 시간 여자 분들과 함께 하느라 남자들은 도움을 받을 수 없는데다가 다른 분들이 일본어를 전혀 못하셔서 제가 부족한 일본어로 현지분들과 대화하고 통역하며 바뀐 스케줄들을 소화하느라 고생을 좀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다음에 혼자 일본에 가도 걱정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일본어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친절하신 홈스테이 집주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으로 이번 캠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식사는 일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끼에 500엔씩 지급하고 각자 알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편의점에서 아침용 음식을 사두어야 하는 등 좀 부실했는데, 홈스테이에서는 매끼 식사 모두 맛있었고 푸짐하게 주셔서 다들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첫날에는 근처 목욕탕을 소개해주셔서 일본 일반 목욕탕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취소되었던 기모노체험도 할머니의 도움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 도움을 받으려니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러웠는데, 오히려 웃으시며 괜찮다고 말씀하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헤어질 때는 다음에 연락하라시며 연락처도 주시는데,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분 덕분에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캠프를 계기로 다음 기회에는 제 도움이 필요한 다른 나라로 봉사활동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