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한일중고생포럼 참가후기(김지아/한국관광고등학교)

안녕하십니까. 한국관광고등학교 관광일본어통역과에 재학중인 2학년 김지아입니다. 이번 제가 참가한 프로그램은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프로그램, 제8회 한일중고생포럼-시마네현 깨끗한 바다 만들기입니다.

 

2017년은 고2가 되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여름 방학이었다. 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과목으로 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본과의 친밀함을 쌓지 못한채 조금은 거리감을 느끼던 시기였다.그래서 조금은 색다른, 재밌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기로 했고 그렇게 5일간 짧은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학생대표로 참가 하게 되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 미리 보고서를 써봤던 때가 기억이 난다. 설레이는 감정과 기대되는 감정으로 한줄씩 일본어로 써내려 갔었다.그렇게 저마다의 감정을 갖고 모인 우리 15명은 일본 시마네 현으로 떠났다.
첫날은 해안 봉사활동을 했다. 일본 쓰레기만큼 많은 한국쓰레기를 주우며 놀라기도 했고 경악하기도 하며 반성을 했다. 어쩌면 그 많은 쓰레기들 가운데 내거 전에 사용하고 아무데나 버린 쓰레기가 있을 것만 같아서 지난 날의 나의 행실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더운 날씨에 서둘러 활동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함께 숙소를 사용하는 친구들과 연락 하기로 한 것이다. 지나가며 인사를 하다가 서로 몇마디 주고 받고 연락처까지 받아 연락을 계속 했다. 첫날의 이 만남은 5일간의 긴장감에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 시켜주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2,3일은 홈스테이를 했다. 작년 학교에서도 일본인과 홈스테이를 했지만 그 때에는 일본어 실력도 좋지 않고 문화도 많이 몰라서 그다지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가족의 친절함과 정은 평생 잊지 못할 만큼 가득 느껴졌다. 어머니와 두 딸, 그리고 방문한 할머니댁에서 만난 고모들까지 모두 한국에 관심이 많으셔서 서로 할 얘기도 많았고 정말 딸처럼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특히나 쇼핑을 여러번 가면 나에게 필요한걸 찾아주시고 골라주시고 또 대신 사주시기도 하셨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사이에도 온천,녹차집,아쿠아리움,여러번의 쇼핑센터,할머니댁 등등 여러곳을 방문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워갔던 시간이었다. 헤어질때는 나에게 용돈을 챙겨주시던 할머니와 고모님의 모습이 여전히 아른거리고 마지막까지 눈시울을 붉히시던 아주머니와 이별에 익숙치 않아 인사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두 아이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부족한 일어실력이었지만 계속해서 나의 진로와 지금의 고민들을 들어주시고 또 위로해주시고 나를 위해 열심히 준비해주시고 애써주신 모든것이 참 따뜻했다. 나 역시도 스스로 가정의 일원이라고 느꼈었는지, 늘 멀게만 느껴졌던 그들의 문화가 이제는 너무 가깝고 익숙한 삶의 부분이 된 것 같다.
정신없이 3일이 지나 4일째에는 이즈모니시 고교생들과 교류활동을 했다. 여전히 더운 날씨였지만 함께 했던 해안 봉사활동은 즐거웠다. 햇빛을 피해 바다가 근처에서 바람을 느끼려고 장난쳤던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끝까지 마무리 하고 게으름 부리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에 놀랐다. 기념사진 촬영할 때 까지도 이즈모니시고교생들은 선생님의 지시대로 쓰레기를 분류하고 정리했다. 그 모습을 쉬면서 지켜보고 있는 나한테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게 쓰레기 봉사를 마치고 소바를 만들었다. 소바 만드는 체험을 하면서 유명하다는 음식도 먹어보게 되서 즐거웠고 조별로 나눠서 활동했는데 조원이 모두 유쾌해서 재미있었다. 이후에는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해안 쓰레기가 떠릴려오는 이유와 원인, 피해에 대한 내용이었다. 내용을 들으면서 자연의 섭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의 소유도 아닌 바다"를 더 깨끗히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먼저 분리수거를 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느꼈다. 강의를 끝으로 짧았던 우리의 만남은 금방 끝나버렸다. 소통할 시간이 적어서 아쉬웠지만 의미있는 선물도 주고 받고 장기자랑도 했던 기억은 오래 남을 것 같다.
5일의 시간은 정말 짧았다. 특정한 관광지에 방문한 것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하루 하루 지나면서 시마네현에 스며들어간 우리의 흔적이 더 이상 생길 수 없다는 아쉬움은 크게 다가왔다. 마지막 보고회를 마무리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가득채웠던 시마네현의 따스한 햇살과 아름다운 색감의 바다, 뜨거웠던 인연의 끈을 들고 한국에 귀가 했다. 모든 일정을 안전하게 인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지구촌이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이번 여름, 나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늘 멀게만 느껴지고 그럴수록 한없이 자신감이 사라져 가는 나였지만 그냥 여행으로는 만날 수 없을 사람들을 만나고 스쳐갔으며 시마네라는 현의 고즈넉한 풍경도 느껴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변화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쉽게 잊혀지지 않는 시마네의 넓은 밭과 푸른 바다, 선선한 바닷바람의 알수없는 위로에 괜스레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며 조금은 더 배려하고 때로는 과감히 도전하고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다시 한번 배워간다. 앞으로의 진로를 일본에서 설계해 가고 있는 나에게 그 "변화"란 더 없이 긍정적인 성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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