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서포터 후기(노아영)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히로바 한국어교실에서 서포터로 활동 중인 노아영입니다.
 히로바에 처음으로 서포터 활동하러 가던 날이 기억납니다. 일본어로 말한지 너무 오래되어 제대로 말할 수 있을지, 한국어는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 긴장된 마음으로 갔었는데 학생 분이 다행히 사근사근하게 대해주셔서 저도 마음을 놓고 좋은 분위기에서 수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한국이 좋아 스무 번도 넘게 한국으로 여행오신 학생분, 직장에서 다들 일본어를 잘하지만 부하직원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싶어 한국어를 배운다는 학생분, 남편을 따라 왔지만 한국생활을 즐기고 있는 학생분까지 굉장히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저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제 세계까지 넓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 일본어 연습을 하려고 시작했었는데 활동하면서 ‘내가 원어민이면서 한국어에 대해 잘 모르고 있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아마 서포터 활동을 하시는 분이시라면 대부분 느끼셨겠지만 원어민이라고 잘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원어민이기 때문에 당연히 생각해온 것들이 많아 이를 학생분이 이해할 수 있게 말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특히 밑줄까지 쳐가며 열심히 한국어 공부하는 학생분들 앞에서 ‘저는 모르겠는데요.’라고 말씀드리가 얼마나 낯 뜨겁던지. 덕분에 일본어 공부보다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점점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익숙해지는 제 모습이 보여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학생이 그때그때 매칭이 되고 자주 바뀌어서 미리 공부내용을 준비 못하고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 잠깐 와서 배우는 분들도 있으니 어려움이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되도록 같은 분과 활동을 하는 것이 서포터에게도 학생에게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점이 많기에 오히려 차이점이 더 두드러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나아갈 이웃임에는 틀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일관계가 경직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이러한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앞으로 얼마나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오래 이 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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