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돕고 싶어요" 한국인 자원봉사 문의 쏟아져(매일경제)

희망은 쓸려가지 않았다…구호의 큰 물결
 
"일본 돕고 싶어요" 한국인 자원봉사 문의 쏟아져
종교계도 적극 동참…구호팀 보내고 모금운동
기사입력 2011.03.14 17:41:20 | 최종수정 2011.03.14 18:39:05   
 
 
◆ 일본 최악의 대지진 ◆ 

부산에 사는 취업준비생 정영진 씨(25)는 조만간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다. 4개월 동안 원정 봉사에 나서기로 한 것. 취업 준비에 바쁘지만 일본의 3ㆍ11대지진 소식을 접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정씨는 "건축을 전공하고 건설회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중 일본 지진 소식을 들었다"며 "재해 복구에 건설 인력도 많이 필요할 텐데 가까운 곳에 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악의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이웃나라 일본 국민을 위해 각계각층 한국인이 대한해협을 건널 채비에 한창이다. 구호와 재해 복구에 나서겠다는 자발적 참여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온정의 손길도 줄을 잇고 있다. 

비영리단체 한일사회문화포럼은 지난 12일 홈페이지에서 `일본 지진 재해 복구 및 위로를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냈다. 이틀 만인 14일 현재 신청서는 300장을 훌쩍 넘어섰다. 신청서에 적힌 자원봉사자들의 나이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지원 자격이) 만 19세라 나이에 걸려 자원봉사 신청을 못한다"는 고교생들 문의가 이어지자 포럼 측이 "부모님 동의서가 있으면 고교생도 봉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걸어놓았을 정도다. 

잠수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한 누리꾼(tlawotjq99)은 "제일 잘하는 일이 물속에서 하는 일"이라며 "능력이 좋은 곳에 쓰이길 희망한다"며 일본행 티켓을 신청했다. 

세계 도처의 재난현장을 찾아 자원봉사와 민간 외교에 나서는 자원봉사단체인 한국재난구호는 지난 13일 발대식을 한 뒤 15일 인천공항에서 출정식을 하고 곧바로 일본 도쿄를 거쳐 대지진 쓰나미 현장으로 출발한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때부터 국내외에 재난구조단을 보낸 바 있는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도 16일부터 20여 명의 구조단을 일본에 파견한다. 

가수 재범(Jay Parkㆍ옛 2PM 멤버)의 팬덤 트위터(팬들이 운영하는 트위터)인 `디어재이(Dear Jay)`도 일본 지진 피해 구호기금과 헌혈증을 모으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4월 23일께 일본으로 무료 급식 봉사를 떠나기로 계획했다. 

대한적십자사 트위터에도 자원봉사를 모집하지 않느냐는 트위터리안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 2만여 명 여성 회원을 두고 있는 한일여성친선협회의 이유식 협회장은 "이웃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땐 돕는 것이 당연하다"며 "일본에 있는 6개 지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한ㆍ일 대학생 교류단체인 KJSE 49기 대학생 회장 윤강재 씨(23ㆍ연세대)는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본 대학생 친구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복구 작업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회원들과 여름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회원들은 일본 피해 소식에 안타까워하며 일본인 펜팔의 안전을 기원했다. 종교계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14일 긴급 종무회의를 열고 혜경 스님(사회부장)을 위원장으로 한 `일본 지진해일 재난구호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15일 5명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활동팀 선발대를 일본 피해 현장에 파견하며 앞으로 연인원 500명 규모로 현장 자원봉사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원불교는 20일 전국 600여 교당에서 참사로 희생된 영령에 대한 위령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천주교와 개신교계도 적극적인 모금운동을 벌여 일본 이재민을 도울 예정이다.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 추기경은 최근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한국카리타스를 통해 긴급 구호자금 5만달러를 지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산하 교단과 함께 적극적인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향휘 기자 / 배미정 기자 /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