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의 1/3을 熊本와 함께.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앞에서 / 이지은(대구보건대 간호학과)

 

 

21살의 1/3을 熊本와 함께.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앞에서 / 이지은(대구보건대 간호학과)

 

해외는 처음이라서 부푼 기대와 설렘을 잔뜩 안고 바다 건너에서 보고 들은 일본 문화의 매력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한국에도 알려주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과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이 2012년 5월이었습니다.

정말 일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막연한 동경도 컸는데 현재 일본에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설레고 있을 만큼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4개월이 언제 지나갈까- 싶을 만큼 아득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돌아가기 위해 일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그리고 일본어는 제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순수하게 ‘가고 싶다. 소통하고 싶다.’고 생각한 나라와 언어였습니다. 계기는 중3때 접했던 일본드라마였고 음악, 영화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지만 공부 보다는 보는 즐거움이 더 컸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콘텐츠로만 일본을 접했기 때문에 직접 일본에 가보고 싶고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싶다,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고 2때 히라가나를 외우는 것으로 시작했던 일본을 향한 첫걸음, 그 사소한 시작과 꾸준한 관심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에도 한일 문화 교류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참가 신청을 했었으나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 합격을 쟁취하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 글로벌 현장실습이라는 좋은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러 준비 끝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약 4개월간 일본에서의 시간은 제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나 다름없습니다. 더 넓은 세계를 품고 넓은 시각을 가지고 넓은 가슴으로 돌아오자! 라는 포부가 있었는데 일본 땅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반은 성공한 듯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어를 공부한 시간이 주변 사람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지만 학교 분들의 큰 배려와 도움, 한 달 이상의 어학연수 등 주변분들 덕분에 조금씩 향상되어서 올 때 보다 많이 나아졌다- 라는 말도 듣게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의 목표를 달성했고 미미하지만 성장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싶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일본에 오자마자 놀랐던 것은 ‘인사’였습니다. 누군가와 마주칠 때 학교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인사를 꼭 하면서 지나가는데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인사를 중요시 여겨서 어릴 때부터 인사에 대한 교육을 잘 받는다고 합니다. 한 일화로 구마모토의 야경을 보러 갔을 때 학교에서 단체로 온 초등학생들이 우리를 보고 こんにちわ!こんばんわ!(안녕하세요!) 라고 붙임성 있게 말 붙이며 인사를 할 때 엄마미소가 지어지면서 '일본은 정말 따뜻한 곳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일본에 오자마자 놀랐던 것은 ‘인사’였습니다. 누군가와 마주칠 때 학교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인사를 꼭 하면서 지나가는데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인사를 중요시 여겨서 어릴 때부터 인사에 대한 교육을 잘 받는다고 합니다. 한 일화로 구마모토의 야경을 보러 갔을 때 학교에서 단체로 온 초등학생들이 우리를 보고 こんにちわ!こんばんわ!(안녕하세요!) 라고 붙임성 있게 말 붙이며 인사를 할 때 엄마미소가 지어지면서 '일본은 정말 따뜻한 곳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물이라면 이곳은 녹차가 물 같은 존재로 평소는 물론 밥 먹기 전 후, 자판기, 손님을 대접할 때 등 어디든 차 종류가 많이 있었습니다. 오랜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게 된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잘 배려하고 무엇을 하든 조심스러운 행동, 'すみません(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일본의 생활습관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좋은 생활 습관은 한국에서도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이번 글로벌현장실습에서 가장 중요하고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건 역시 인턴십(실습)이었습니다. 과 특성 상 실습지는 병원이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크게 힘써주신 구마모토보건과학대학의 간호학과를 포함한 관계자 분들 덕분에 대학병원, 적십자 병원 등 다양한 형태의 병원에서 실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실습지는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城南病院(jonan병원)이었는데 자연과 함께 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어 그에 맞게 깨끗하고 초록느낌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일본의 간호와 한국의 간호만 놓고 봐도 다른 점이 다양했고 무엇보다 병원 환경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또한 뭐든 환자가 중심이 되는 점,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점들이 눈에 보이는데 역시 서비스는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한국인이고 실습생이여서 환자 한분 한분에게 식사를 가져다 드리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차를 내는 일,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일이 전부였지만 작은 것에도 우리에게 감사해하고 칭찬해주셔서 편하게 실습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실습지는 熊本大学病院(구마모토대학병원)의 정형외과, 소화기내과&신경외과 였습니다. 한국에서도 큰 대학병원에서는 실습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어도 부족한 내가 과연 이곳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엄청난 부담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의 염려와는 달리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간호사분을 도와 함께 care하면서 일본의 간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값진 실습이었습니다. 일본은 실습생을 나를 담당하는 간호사가 한명씩 배정되어 실습생은 그 간호사를 따라다니며 간호하는 것을 배웁니다.

 

한국의 실습생과 명확히 다른 점 한 가지를 말하자면 일본의 실습생은 BST(혈당체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제외한 혈압을 재는 일부터 수술실이나 재활실로의 이동, 환자분의 목욕/식사를 돕는 일, 수술 환자 준비, 소독/드레싱 관찰 및 도움, 환자분과의 라포 형성, 제대로 된 더블체크 등 간호의 기초적인 부분부터 집중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까지 직접 수행하면서 다양하게 경험하였습니다.

 

나중에 병원에서 일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지식과 간호술기여서 더 강한 인상이 남고, 사소한 질문 또는 질문하지 않은 부분도 알아듣기 쉽게 친절히 하나하나 설명해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꼭 다른 방향으로나마 돌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정말 감사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실습이었습니다.

 

세 번째 실습지는 日本赤十字病院(일본적십자병원)의 정형외과였습니다. 구마모토대학병원에서도 정형외과의 실습이었기 때문에 이곳과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도 하면서 직접 수행보다는 견학을 많이 했습니다. 정형외과의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한국을 좋아하시고 한국드라마를 즐겨 보시는 분이셨고 많은 분들이 한국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일본에 와서 쭉 느끼는 것이지만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한류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놀랍고 자랑스러웠습니다. 한류가 일본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게 되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나 문화를 알리는 데에 더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가 한국의 얼굴인 것을 생각하니 행동이나 말하는 것에 있어 조심스러워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일본 적십자 병원에는 드라마에서만 보던 닥터헬기가 있는 병원이었습니다. 긴급한 상황일 때 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수단뿐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의료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가까이서 보지는 못했으나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뛸 만큼 멋졌습니다. 적십자병원의 자체 헬기와 구마모토 현의 헬기 총 두 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구마모토 적십자 병원의 특색이었습니다. 또한 최근에 지은 건강관리센터나 혈액센터, 구명구급센터, 어린이의료센터 등이 있어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절하고 상냥한 간호사분들을 보며 나는 어떠한 자질과 자세를 갖춘 간호사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귀찮고 번거로웠을 만도 한데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여러 간호사분들 덕분에 일본의 간호를 잘 배울 수 있었고 일본 친구들, 일본의 학교, 일본의 사회, 살아있는 일본을 몸소 느끼고 돌아갈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다른 문화로 이루어진 한 나라에서 4개월을 보내리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혼자라면 힘들었을 것들을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4개월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분명 다릅니다. 한국을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고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지금보다 더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또다시 끝없는 도전을 하리라 다짐합니다. 많이 행복했던 4개월이었기에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지만 이곳에서 받은 마음들을 잊지 않고 다시 세상에 나누겠습니다.

 

일생에 있어 더 없는 소중한 경험과 기회를 주신 국제교류센터 관계자 분들과 구마모토보건과학대학 관계자 분들, 한일사회문화포럼 관계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