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 “내년 한일협정 50돌…체결과정 철저 검정할 것”

“14일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다시 집권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진행해온 역사 수정주의 정책을 간단히 그만두진 않을 겁니다. 일-한 시민들의 한층 더 끈끈한 연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7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분교구 분교구민회관 3층.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50돌을 맞아 한-일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시민들이 모여 만든 ‘한일 유대회복 캠페인’(이하 캠페인)의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이 입을 열었다. 캠페인은 4년 전인 2010년 8월 ‘한-일 병합조약은 무효’라는 양국 ‘시민공동선언’을 내놓은 일본의 활동가들이 위안부 문제 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의 개선책을 찾기 위해 지난 2월 출범시킨 단체다. 캠페인은 이날 ‘2015년,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캠페인은 내년 중점추진 사업으로 지난 50년간 한일관계의 기본 원칙인 ‘1965년 한일협정’의 체결과정을 검정하기로 했다. 현재 핵심 갈등 현안인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 문제 등이 한일협정에 대한 양국의 해석 차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선의 있는 선조처를 요구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모든 양국간 현안은 한일협정에 의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양국은 애매한 한일협정 조항 탓에 식민지배의 불법성 등에 대해서도 해방 70년이 되도록 인식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일협정 문서공개 운동을 꾸준히 진행해 온 요시자와 후미토시 니가타국제정보대학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앞으로 한일협정의 교섭 내용과 과정, 국회심의, 언론보도, 피해자들의 반대 운동 등을 다면적으로 검정해 갈 계획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 양국간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양국의 이익과 동아시아 평화체제 확립에 얼마나 기여할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한-일 양국 대학생들도 참여해 위안부 문제, 사할린 잔류 조선인 문제, 양국 대학생 공동 진행 사업 등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캠페인은 새해 1월 한·일 청년들의 ‘유스 포럼’을 발족시켜 행동 계획 등을 발표하고, 4~5월께엔 두 나라 대학 신입생 등을 상대로 한 영화 상영회와 콘서트 등도 열 예정이다. 또, 민족문제연구소 등 한국 시민단체와 협력해 새해 6월 ‘양국 유대회복 선언’ 집회, 8월엔 ‘전후 70년,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시민집회’ 등도 개최한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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