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일미래포럼 참가후기 / 정성윤

 최신기술의 발전은 끔찍한 소식들을 쉴 새 없이 제공해주며 신문과 뉴스는 수용자들의 눈과 귀가 되었습니다. 그 덕택에 우리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듯 쉽게 눈을 돌린다면, 수많은 잔악 행위의 모습을 집 바로 앞마당에 들여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그들이 말하는, 좀 더 자극적으로 재현되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내용만으로 더 이상 사람들을 자극할 수 없기에 훨씬 더 강한 무기로 때려야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정부와 미디어가 현실적인 것은 충분히 무섭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무서움을 높여야 함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대중들의 주체의식을 형성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음을 말합니다. 그 결과 대중들은 미디어의 의제에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고 의제들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당연히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역의제설정의 불확실성을 차치하고서 내부의 적으로 가장 무서운 존재이자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워진 21C 글로벌 사회의 미디어 병적 현상은 외교관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녕하세요. 저는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 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제2회 한일미래포럼』1박2일 프로그램 토론자로서 참여한,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성윤입니다. 사실 신문방송학 전공을 하면서도 위에 언급한 미디어의 영향력을 늘 간과하고 지낸 저에게, 2014년 미디어 보도 실상은 꾀나 참담했습니다. 자국민의 정서를 이용하여 보도되고 날조되는 기사들은 언론의 공공성을 무시하기 일상이었습니다. 신사참배에서부터 위안부 그리고 독도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일외교관계에 있어서 미디어가 비추어주는 이미지들은 지극이 자국 편파적보도가 일반화되었고, 아사히 신문 카이세 아키히코 서울지부장님의 강연은 이러한 미디어의 맹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이번『제2회 한일미래포럼』은 당연히 알아야하고 글로벌 시대에 능동적 자세가 필히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저에게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어준 기회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더 넓은 소통을 꿈꾸다]

 반일, 혐한 감정들은 글로벌 시대에 내셔널리즘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미디어는 나날이 자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익숙하게 만들어 그들 스스로 더욱 잔인한 이야기를 소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21C 미디어에 사로잡힌 우리들은 주체성을 잃고 미디어가 보여준 이미지들을 마치 사실인 마냥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 할 수 있었던 ‘역지사지(易地思之)’ 프로그램은 실제로 일본학생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과 우리들이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 중 오인하고 있는 부분을 우리 스스로 찾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나아가 한일 역사문제를 넘어 현대 정치계의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좌담회 시간을 통해서 앞으로 한일관계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미가요사건과 K-Pop 한류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JTBC ‘비정상회담’ 방송 중 흘러나온 ‘기미가요’사건 그리고 저물어가는 한류에 K-Pop이 끼친 영향력 등에 대한 차세대들의 깊이 있는 토론은 문화(文化) 이질감을 줄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놀라움을 주었던 프로그램 시간은 이틀째가 되던 날 진행 된 그룹 주제토론이었습니다. 서로가 생각하는 역사적 쟁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에 한일 공통으로 ‘한일합방의 정당성’을 논의 주제로 제시하였습니다. 한일관계의 시작이자 끝으로 종결지을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일본 학생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전했습니다. 첫째 날 과연 민감한 사항까지 건드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그제야 가셨던 것입니다. 역사,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가득했고 그 설렘은 우물 안에 갇혀 있던 저에게 비로소 드넓은 하늘을 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히들 말하는 고정관념·선입견은 자생적(自生的)으로 생기는 것이 아닌 외부로부터의 경험에 의해서 형성되어 지속되곤 합니다. 우린 그 생각들이 마치 당연한 진실처럼 받아들이고서는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끊임없이 되새김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에서야 비로소 자신만의 편협한 생각을 일깨우고 가슴 속에 움켜쥔 자존심을 펴내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한일미래포럼 진행 과정 중 일본 친구들이 개인주의적이라는 선입견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사야, 사코’의 일본인 친구들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저에게 다가왔으며 그들의 미소 한 모금은 저의 마음을 녹이곤 했습니다. 일본에 새로 생긴 스파이더맨 놀이기구를 알려주며 여행 시 도움을 주겠다는 그들의 말 한마디는 굳어있던 제 마음에 물을 뿌려주었으며 특히 눈만 마주쳐도 웃음을 지어 보내는 ‘타가’씨는 잘생긴 외모만큼 행동하나 하나에 순수함과 친근함마저 들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인들의 낯가림이 그들과의 관계의 벽을 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언어를 알려주고 그 속에 일본 문화를 이해시켜주고자 노력하였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고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친절함 속에는 진심이 있었고 그 진심은 저의 가슴 속에 꽉 쥐고 있었던 일본인에 대한 편견을 깨트렸습니다.

국에 대한 무한한 공감보다 타국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에서 최근 대한민국의 모습이 다소 이기적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수박 겉핥기식의 대외관계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현재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그 연장선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만일 제가 만난 일본인 친구들과 같이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고 이해해 준다면 보다 나은 한일관계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나아가『제2회 한일미래포럼』은 차세대의 문화공감능력이라는 덕목을 넘어서 글로벌인의 ‘자질’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장(場)입니다. 덕목은 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자질은 현장 경험 속에 꽁꽁 ‘숨어’있었습니다. 제가 숨어있다고 말한 이유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자질이 다르기에 직접 경험해보기전까진 쉽게 깨닫기가 어렵기 때문에서 입니다. “한일 양국 간 바람직한 관계 유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기질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틀. 어떻게 보면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달리 보면 일본친구들과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크나큰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벗 삼아 앞선 질문만큼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