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갈라진 사람들

[앵커]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엔 24시간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소녀상을 지키는 사람과 이제는 일본의 사과를 수용하자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주한 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상 주변에는 이처럼 시민들이 놓고 간 꽃다발이 있습니다. 아래쪽을 보시면 방한용품이 소녀상의 맨발을 감싸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말 한일 합의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소녀상을 소녀상의 시선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소녀상의 모습을 담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해외 언론의 카메라도 보입니다.

그 옆으로는 소녀상 곁을 매일 지키는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정주희/경희대 총학생회장 : 소녀상을 옮긴다는 것은 역사를 송두리째 없애겠다, 지우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 남성이 소녀상 주변을 맴돕니다. 

[바로 옆에 사는 대한민국 우리 핵폭탄이 있습니까? 종북 좌파! 종북 좌파!]

소녀상에 절을 한 이 남성은 한 차례 소동 후에야 사라졌습니다.

소녀상 주위는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듭니다.

대학생들에 대한 지원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녀상 뒤로는 시민들이 주신 음식이라며 식품들이 있습니다. 

앞쪽에는 각종 음료수도 보이고 라면도 상자째 쌓여 있는데요. 추위를 피하기 위한 방한용품도 있습니다. 목도리와 담요도 보입니다. 

맞은 편에는 주변환경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분리수거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녀상 곁에서 문화행사를 하며 자리를 지킵니다. 

[강필준/대학생 : 더 열심히 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진정으로 고통에서 해방되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시각은 새벽 한 시입니다. 이곳의 기온은 영하권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소녀상 옆을 보실까요? 40명 넘은 학생들이 아직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소녀상 옆을 지키며 밤샘농성을 하는 건데요.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바닥에는 얇은 깔개를 깔고 침낭 속에서 어렵게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충돌도 일어났습니다.

지난 6일, 24주년을 맞은 수요집회. 

보수성향의 어버이연합은 한일 합의 결과를 수용하라며 소녀상 앞에서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열었습니다. 

[한일 일제 전범회의에 책임과 인정 사과를 적극 환영한다!]

앞서 또 다른 보수단체인 '엄마부대'는 할머니들이 희생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보수단체 회원 사이에서 말없이 서 있는 여학생이 보입니다.

스스로를 '효녀연합'이라고 이름 붙인 청년들은 한일합의를 받아들이자는 보수단체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내고 맞서기보다는 조용히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홍승희/대한민국 효녀연합 : 인간에 대한 예의가 저희가 원하는 거예요. 할머니들을 못 지켜 드렸잖아요, 역사에서.]

이 외에도 소녀상 지키자며 고등학생들로 이뤄진 효자연합. 

[소녀상, 저희가 지키겠습니다.]

또 엄마부대에 반대하는 생각을 밝힌 '진짜 엄마 부대'도 나타났습니다.

[배외숙 /이화여대민주동우회 대외협력위원장 : 내 딸이 위안부였어도 나는 용서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저는 진짜 엄마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소녀상은 전국 24곳에서 자신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발머리를 한 어린 소녀상 뒤로는 쪽 찐 머리를 한 할머니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머니들이 하얀 나비처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안지현 

출저 JTBC

동영상링크:http://m.news.naver.com/hotissue/read.nhn?sid1=102&cid=1021431&iid=1156455&oid=437&aid=000010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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