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 미야자키 후루사토 참가자 후기 (김채운)

안녕하세요! 
아시아희망캠프기구가 주최하여 실시한 프로그램 ‘미야자키 후루사토’에 참가한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전공한 김채운입니다. 저는 일어일문학과를 전공하였지만 자격증에만 전전긍긍해오며 실상에서는 아무 말도 못할뿐더러, 일본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고 느껴서 일본에서 문화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후루사토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6월 한 달간을 미야자키에서 보내며 여러 가지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움과 동시에 그 곳의 사람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미야자키로 운항하는 항공사는 아시아나 항공뿐입니다. 주 4회 정도로 운행되는 점을 고려하시고 일정을 미리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미야자키 공항에 가면 마츠자키라는 분이 마중을 나오십니다. 그 분과 함께 미야자키 시내 쪽으로 가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체험할 ‘유메 미르쿠’의 직원들과 일본어 교실 담당자 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홈스테이 호스트 가족 분들을 일일이 만나며 서로가 간단한 소개를 하며 오리엔테이션을 마쳤습니다. 소개를 할 당시에 사람들이 환한 얼굴로 맞이해주시며 일본어가 서툰 저를 위해 천천히 차분히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보곤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일본어가 제대로 들리지가 않아서 매일의 일정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매일 일본인들과 마주하니 들리지 않던 일본어가 들리게 되었고 저도 모르게 일본어 문장을 구사할 때 재밌기도,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관광지로서는 유명하지 않은 미야자키의 이곳저곳을 호스트 분들의 도움으로 같이 다녀보며 숨겨진 명소를 들러볼 수 있었으며 매일 점심 다양한 음식점을 들러보며 저만의 맛집도 만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매일 마주하니 한 달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지역 또는 다른 나라에서도 살아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메미크루에서의 인턴십은 취준생인 저에게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체험이었습니다. 언어가 서툴다고 해서 시도해보지 못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며, 일본인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유메미르쿠는 미야자키에서 유명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가게이며 원래는 자그마한 가게에서 시작되었다가 인기가 많아져서 사무실까지 겸비한 가게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젊은 층이 즐겨찾는 한국의 아이스크림 가게와는 달리 유메미르쿠는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오는 곳이며 아이스크림의 맛이 우유맛에 가까운 점이 장점이라고 합니다. 맛을 보니 달지만 않고 고소하며 맛있어서 일이 끝난 후에 먹으면서 퇴근 한적이 많습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짜는(?)과정이 다소 어려워서 계산대를 자주 접했습니다. 그 곳에서 존댓말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 유익했으며 나중에는 아이스크림도 제법 잘 만들어서 인턴십 체험을 하는 날이 대부분 뿌듯하고도 재미났던 기억이 납니다. 


 미야자키에서 한 달간을 지내며 다른 지역도 방문하고파 가고시마에 3박 4일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미야자키의 지인분이 가고시마에도 홈스테이 가정을 알아봐주셔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미야자키와 달리 관광객들이 많아서 오랜만에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어서 마음속으로 저도 모르게 반가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고시마는 미야자키와 같이 사투리를 가진 것이 특징이지만 전혀 다른 사투리를 가졌습니다. 특이했던 부분은 가고시마 사투리의 “되게 힘들다”라는 발음이 한국어 그래도 그 의미를 가졌다는 것에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 일본인들을 만나는 것은 저의 언어 실력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억양이 달라서 한 사람에게만 익숙해지면 그 사람 외에 다른 사람과 소통이 조금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턴십과 여행을 통해서 만난 다양한 일본인들을 통해 그 부분이 많이 극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가고시마의 사쿠라지마 여행 중에 ‘올 나잇 파티’를 간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말귀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서로가 귀 기울이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니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일 뜻 깊은 것은 홈스테이 가정에서 가족 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저에게 있어 또 다른 가족을 만들 수 있게 된 시간입니다. 매일 일본의 가정식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진귀하면서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호스트 가정의 어머님과 아버님은 치과 의사이시며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교류를 위하여 자원 봉사의 마음으로 홈스테이를 하십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식사마다 다양한 음식이 나오고 저를 위해 주로 겨울에 먹는다는 ‘스키야키’를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땀을 흘리며 먹었지만 잊지 못할 현지의 음식을 제대로 맛있게 먹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야키소바, 타코야키, 카레 그리고 어머님께서 책을 보고 만드시던 서양 음식들도 만들어주시며 매일 저녁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되도록 일본의 가정식을 전해주고자 하던  호스트 가정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정 상 마지막 1주일은 다른 가정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3주간 체험을 한 후에 옮기게 된 터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여자 아이들이고 어리기 때문에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을 것만 같은 것을 생각하며 같이 놀고자 스노우 카메라나 미용실 놀이를 하며 재밌는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돌아가기 2일 전에는 한국 요리를 만들며 그동안 만나왔던 가정집의 아이들을 불러 함께 한국 요리로 저녁을 먹으며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기고자 노력하며 한 달간의 일정을 뿌듯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순조롭지만은 않았던 적도 있습니다. 문화 간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서툴렀던 서로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도 있었기에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쩔 땐 너무 남같이 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여 참견을 되도록 안하는 편인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정(情)이 왜 한국의 대표적인 단어가 될 수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을 인지한 후에 보이던 일본의 모습은 개인주의 성향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가정집의 창문은 항상 창문으로 가려져 어느 집이나 안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 자신의 영역을 구분하며 방해받지 않고 싶은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었으며 자신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영역에 침투하지 않고자 서로에 대해 참견을 하지 않는 것이 하나의 예의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서로가 정 반대의 문화를 가진 요소도 종종 엿볼 수 있었으며 각자의 문화가 틀린 것이 아닌 그 나라의 특성에 맞게 잘 어우러져가는 것을 보고 흥미로웠던 적이 있습니다.

 

 여행을 오가며 일본을 자주 접할 순 있었지만 일본이 아닌 일본 사람들에 대해선 알아볼 수 있던 시간을 부족했었습니다. 물론 한 달간의 홈스테이 체험으로도 전부를 볼 수 없었지만 몰랐던 것에 비해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일본 문화를 다시 한 번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고향을 만들고자 하는 후루사토 프로그램의 취지처럼 저는 새로운 가정을 만들 수 있던 매우 유익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주신 주최기관 아시아희망캠프기구와 주관기관 코리아플라자히로바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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