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국제워크캠프 후기 (김은주/대구보건대학교)

이렇게 멀리 여행이나 봉사를 하러 온 적은 처음이라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기 전부터 뭔가 새롭기도 했지만 막막한 게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그것도 2주나 저 먼 아프리카 땅을 밟는다니 비행기를 탈 때까지도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았고 그냥 막연히 캐리어를 싸고 외출을 하는 기분이였다.

 

나는 나와 같은 봉사자 여자 한 분과 함께 비행기 티켓을 구입을 해서 다행히 어색한 경유비행기 옆자리는 매꾸고 갔다. 처음에 비행기를 타고 11시간이나 비행을 하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괜히 왔나라는 후회도 하게 되었었고 벌써부터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막연했었다. 그렇게 정신놓고 오길 도착한 곳은 바로 모로코. 도착하기 전 잠깐의 경유지는 터키였었지만 딱히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목표는 오직 모로코. 모로코를 도착한 뒤 공항 뒤 쪽에 나가면 있는 기차역. 나는 동행봉사자 님과 함께 능숙하지 않은 영어로 매표소에서 쩔쩔 맸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친절한 직원이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데도 안절부절. 너무 모든 것이 낯설고 낯선 사람 낯선 생김새에 긴장이 많이 되었었으니까. 그래도 다행히 티켓을 끊고 기차를 타고 피곤에 찌든 몸을 쇼파에 기대어 잠시나마 휴식을 청했다. 그렇게 모로코 여정이 스타트가 되었었다.

그렇게 열심히 온 곳은 Ain Sebba의 유스호텔이였다. 처음에 보자마자 보이는 건 각종 야자수들과 매혹적인 선인장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었다.

사실 정말 많이 기대 안 하고 왔었는데 나름 나쁘지는 않았었다. 그냥 안전하게만 몸져누울 수만 있으면 되겠지라는 편안한 마인드 덕인가? 직접 기차역까지 배웅을 나오셔서 우리 짐을 들어주셨던 모함헤드씨가 트렁크를 여는데 한꺼번에 나온 낯선 외국인 친구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었다.

 

너무 얼떨떨하고 낯설어서 인사를 나누어도 어안이 벙벙해져있었지만 같은 봉사자라는 말에 안심을 그제서야 풀었었던 것 같다. 짐을 번쩍하고 들더니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외국인 친구들. 각자 소개를 하며 이름을 들었는데도 너무 놀랬던 탓이였던가 금방 이름을 까먹기도 까먹었지만 대부분 모로코 친구들이여서 그런지 아랍어랑 프랑스어를 섞어쓰는데 이해하기 어려워 난감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짐을 들어주는내내 팔을 톡톡치고 말을 붙였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도 걸고 빨리 더 친해질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로코에 있는 동안은 1년 먹을 빵을 여기서 다 먹은 것 같았다. 그리고 계란도. 외국인답게 빵을 주식으로 삼고 그 외 계란, 우유, 치즈는 절대 빠지지 않았었다. 아 그리고 민트차도. 모로코의 특유의 주전자가 있는데 거기에 민트를 식물채로 넣어 물과 함께 담아 불에 열을 가하면 민트티 완성. 그리고 모로코 사람들은 특히 단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각설탕은 무조건 있었고, 빵이도 달았었고 민트티에 각설탕은 무조건적으로 넣었었다.

 

민트를 좋아하지않는 나는 아쉽게도 민트티를 입에다 대지도 않았지만 만약 내가 민트를 좋아했었으면 민트티를 먹는내내 행복했었을지도 모르겠지. 아, 그리고 중요한 게 내가 봉사를 갔었을 때엔 라마단이라고 일출에서 일몰까지 금식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매번 아침이나 점심은 미국 친구들이나 독일 친구와 한국 봉사자들만 챙기고 저녁에서야 모로코 친구들이 허겁지겁 밥을 챙겨먹던 모습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신기하게 저녁을 디너라 하지 않고 블랙퍼스트라고 말을 하기에 아 의미가 다른 건가라고 생각했었는데 모로코 사람들은 날이 지나고 첫 끼니까 아침밥이라 부른다고 했었다. 되게 신기했었고 그래서 그런지 모로코 친구들은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았고 밥을 차려 자기들끼리 먹었었다.

처음맞이한 주말에서의 자유여행은 라바트였다. 라바트는 모로코 왕국의 수도고 카사블랑카 다음으로 대도시다. 그래도 기차를 타고 이동을 했었는데 바로 옆이라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었다.

 

카사블랑카에서 있을 때에는 날씨가 햇빛이 되게 따갑지만 전혀 습한 기운은 없었다면 라바트는 내가 한국에서 살고 있는 대구 그 자체였다. 정말 습했었고 햇빛도 마찬가지로 따가웠었고 온도가 엄청 높았었다. 그래서 걸어다니는 우리에겐 걸을 때부터 이미 넉다운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처음 보는 건축물들에 입이 쫙. 문양이 정말 아름다웠고 역에서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건 끝너머 웅장한 이슬람사원이 내 눈을 사로 잡았었다.

 

모로코에서는 한국에서 동네 구석마다 교회를 볼 수 있다면 모로코에서는 이슬람사원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모로코는 베르베리인과 모로칸이 합하여 국교가 이슬람교이기때문이다. 라바트에서 처음으로 생과일주스도 사먹고 했었는데 더운 나라라 그런지 과일주스 종류가 엄청 많았었고 믹스해서 내놓은 메뉴들이 엄청 많았었다. 그래서 메뉴 고른다고 진을 빼기도 했었다.

마지막으로 보내는 주말은 주말이 되기 전 날 우리에게 선택권을 주었었다 샤프샤우옌을 갈 것인지, 마라케쉬를 갈 것인지를. 마라케쉬는 밑에 쪽에 있어서 온도가 40도가 그냥 넘는다는 말에 그냥 우리는 덜도말고 더도말고 북쪽에 위치해있는 샤프샤우옌을 가기로 했었다.

 

이번엔 좀 다르게 새벽에 버스를 4시간 이상을 타고 테투안이라고 모로코에서 거의 완전 북쪽에서 꼭대기 측이라 할 수 있는 곳에 내려 택시를 타고 샤프샤우옌에 도착을 했었다. 북쪽에다 산에 위치해있어서 많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정말 더웠다. 습기는 카사블랑카보단 높았고 라바트보단 괜찮았던 것 같다. 그래도 산에 있는 거라 걸어다니는데에 애좀 먹었었다. 샤프샤우옌은 내가 모로코를 출발하기 전에 많이 눈여겨 본 도시 중 하나다. 모든 색이 파란색으로 도시가 뒤덮혀있으며 건축물 하나하나가 예쁘게 지어져있어서 관광명소라 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관광명소인만큼 예쁜 가죽가방이나, 팔찌, 아르간오일, 향신료, 액세사리 등 장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였으며 라마단 기간이라 그런지 이른 오전에는 전혀 물건 파는 상인들이 보이지 않았었다. 숙소에서 짐을 푸르고 피곤한 몸져누워 3시까지 잠을 자다 4시에 한국봉사자들 3명끼리 하루종일 신나게 쇼핑을 했었다.

그 중 한 분께서는 프랑스어를 전공으로 하셔서 모로코 상인들과 흥정을 할 때 크게 힘들진 않았었다.

흥정을 할 때에 유로를 부르거나 달러, 모로코에선 디르함을 쓰는데 유로를 주고 흥정을 해도 거스름돈은 디르함으로 남겨주었었다. 샤프샤우옌도 마찬가지로 모로코에서는 쉽게 길고양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개는 정말 흔치가 않아서 신기했었다. 그렇게 샤프샤우옌에서 1박2일을 보내고 마지막날에서는 샤프샤우옌 근처 시장에서 장을 봐서 한참을 뒤에서 밑쪽으로 내려가니 계곡이 있었다. 거기엔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들이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우리는 거기서 함께 겸상을 해서 시원하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라마단이 저녁에 끝나니 밥을 해결하고 대체적으로 활동이 많아지는 시간은 저녁이였었다. 모로코 친구들은 밖으로 나가서 대부분 같이 놀았었고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설명을 해주었었다.

 

먼저 시장은 우리나라 길바닥 시장과 다를바가 없어보였다. 파는 것도 신발, 의류, 액세사리 등 어디 나라를 가도 시장은 다 이렇게 생겼구나 싶었다. 그리고 매번 밥먹듯이 간 해변은 정말 끝내줬었다.

 

한국이랑 차별된 파도가 정말 대단했었는데. 카사블랑카가 해변에 위치해있어서 매번 해변을 가도 다 다른 곳들을 차를 타면서 안내를 해주었던 것 같다. 그래도 매번 바다를 가도 그리 지겹지만은 않았었던 것 같다. 해변마다 조금씩 다 달랐지만 대부분 모래해변이였었고 어떤 해변은 물 안으로 들어가니 바닥이 자갈로 되어있었던 해변도 있었다. 

2주동안 먼 나라인만큼 문화차이도 컸었고 언어의 장벽을 무시할 순 없었다. 영어가 서툰 나에게는 힘들었지만 다행히 외국 친구들이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서 친근하게 대해줬었고 나를 챙겨주었었다.

 

정말 친했던 모로코 친구가 먼저 떠나게 되었을 땐 나도 모르게 펑펑 울기도 했었다. 마지막날이 다가오고 캐리어를 쌀 때까진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모로코 친구들이 자기 승용차로 기차역까지 데려다줄 때 아 정말 나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구나 싶었다.

 

처음 올 때까지만 해도 아 한국 언제 가지 싶었는데 그 시간도 언제 그랬냐는듯 금방 가더라. 아시아희망캠프기구에 주최되어 다녀온 프로그램이 이번 모로코 워크캠프까지 합해서 2번째인데 가격에 비해 나쁘지 않은 퀄리티였고 많은 경험과 언어들을 배우고 가는 것 같다. 기회가 될 수 있다면 또 다른 나라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