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한일미래포럼 참가후기 (권나경/단국대학교)

  저는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회계학과에재학중인 권나경입니다. 무더운 여름, 2018년 8월 14일부터 8월 17일까지 우리 한국의 대학생들은 일본의 시마네현에서 열리는 한일미래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행 비행기에 몸을실었습니다. 일본의 요나고공항은 아기자기한 곳이었습니다. 이번방문은 5번째 일본 방문이었고, 지역으로 따지자면 7번째 지역이었기 때문에 일본 자체의 모습에서 신기한 느낌보다는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 포럼에 참가하면서 저와 일본과의 접점이 꽤나 많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번 포럼이 그 접점을 돈독히 해주는 계기가 되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첫째 날 우리는 이즈모시에 있는 이즈모대사로 필드트립을 갔습니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덜커덩거리는 전철을 1번 갈아타고 나서 우리는 딱 일본스러운 풍경을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함께 마주했습니다. 내리는 비도 더위를 식혀주지는 못했는지 무척이나 더웠지만 인연의 신사 이즈모대사에서 우리 필드트립 팀원들은 다같이 5엔짜리를 던지며 참배를 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 허둥대는 저를 아야카씨가 제대로 알려주어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저와 켄씨는 오미쿠지(일본의 신사나 절에서 길흉을 점치기 위해 뽑는 제비)를 뽑았는데, 모두 일본어라서 켄씨가 저에게 영어로 해석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오미쿠지를 뽑은 것은 이번이 2번째였는데 둘다 좋은 점괘가 나와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이즈모대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유명하다는 소바를 먹었습니다. 소바는 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는데 다행히 입에 잘 맞았습니다. 소바는 시원한 여름을 이겨내는 면요리였는데 마치 한국의 냉면과 같은 음식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국인 일본인의 비율이 맞도록 방을 배정받았는데 놀랍게도 나의 룸메는 단국대학교 일본어학과에 재학중인 친구와 선레이크까지 오면서 두런두런 한국말로 수다를 떨었던 일본인 친구 그리고 또 다른 일본인 친구였습니다. 두 친구 모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어에 능통했고, 전공이 일본어인 한국인 친구 그리고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조금 배웠던 저는 한국어와 일본어, 그리고 가끔 영어가 섞이고 번역기가 도와주는 힘겨운 대화로 웃고 떠들며 매일밤을 함께 지냈습니다. 특히 우리는 팀활동, 즉 토론주제가 4명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팀활동이 끝나고 방에 모여 한국에 대해, 일본에 대해 서로가 궁금한 것을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자신의 팀 주제가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양국의 입장을 대변해주며 팀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해주었습니다. 서로 팀 주제가 달랐던 것도 어쩌면 방배정에 큰 영향이 있었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특히 인상이 깊었던 이야기는 역시 연애관의 차이점이었습니다. 무척이나 친절한 일본인들의 연애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연애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생각보다 친근감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또 일본에서 연인사이는 연락 빈도가 매우 낮다는 점에서 일본인이 생각하는 연애한다, 사귄다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연애관과 연애스타일에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일본친구들이 한국 남자들이 훨씬 더 표현을 많이 하고 지켜주려고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일본인한테는 당연하지 않은 점일 수 있고, 그것이 매력일 수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이것 또한 저의 선입견 중의 하나인 걸까 하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활동은 역시 팀 활동 즉, 팀별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어로 토론할 실력이 안돼서 통역만을 믿고 왔는데 다행히 통역을 맡은 상현씨와 지현씨가 일본어에 아주 능통했습니다. 그래도 통역만을 믿고 토론을 하기에는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느낌이 없어서 조금 힘들었는데 그런 저에게 우리 팀의 가즈키씨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은 어떻냐고 제안해서 가즈키씨와 둘이 영어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토론 중에도 계속 저에게 영어 발음이 너무 좋아서 자신이 잘 알아들을 수 있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계속 말했는데 이런 점이 한국인들과의 다른 점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칭찬을 해줘서 저도 기분이 좋아 더 자신감이 붙어 영어로 한 토론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토론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위해 저는 ppt를 맡게 되었습니다. 이때에도 저는 가즈키씨와 한조가 되어 각각 한국어 프레젠테이션, 일본어 프레젠테이션을 맡았습니다. 저는 조별과제를 많이 하는 저희 과 특성상 ppt제작 경험이 많았습니다. 가즈키씨는 이때에도 저의 ppt 만드는 모습을 보곤 계속 너무 잘하네요 하며 일본인 특유의 감탄사를 했는데, 정말 볼품없는 저의 실력을 이렇게까지 계속 칭찬해주니 당황스럽고 저 또한 칭찬에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저의 덕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일본인들은 칭찬과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날 밤 저는 룸메인 미유와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밤에 잠에 들지 못해 도란도란 이야기하듯이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미유는 주로 한국어를 사용했고 저는 한국어로 말한 뒤, 일본어로 다시 한번 말하고 미유가 고쳐주는 식의 달밤에 일본어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일본인 친구와 이렇게 한국어로 깊은 대화를 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에 미유의 한국사랑과 한국어 실력에 다시한번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더욱 배워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야기하던 중, 한국어로 숫자세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저도 순간적으로 기억을 못해 너무 민망했습니다. 미유가 한국인들도 숫자를 잘 모르냐는 질문에 아니야 나만 모르는 것이라고 답변하고 나니, 이 친구가 만나는 한국인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나의 모습에서 한국인의 모습을 단정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유와의 대화에서 느꼈던 첫째는 외국에 나와서, 그리고 외국인 친구를 만나면서 한국인으로서 행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둘째는 저도 일본인들을 대할 때 일본인은 이런 모습이야 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이번 포럼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많은 일본인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친구들은 일본사람 특유의친절함으로 저를 이번 포럼에 최선을 다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음번에는 한국에서 놀자는 약속도 하였습니다. 멀지만 또 가까운, 바다를 사이에 둔 한국과 일본이라는 나라에 살면서서로 나이는 다르지만 이렇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된 이번 포럼은 어쩌면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만난 인연이 오래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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