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서포터 후기 (김예림/서울대학교)

안녕하세요, 20179월부터 약 1년간 히로바에서 한국어 멘토링 봉사활동을 했었던 김예림입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있는데, 제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다가 히로바 한국어 멘토링 봉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 첫째 날에 긴장감을 잔뜩 안고 교실에 들어섰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다보니,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달리 멘토링 시간은 아주 즐겁고 보람찼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본인 학생분들과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학생분들도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참여해 주셔서 재미있게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히로바에서 활동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K-pop에 관심이 많은 10대 학생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러 와 있는 분들, 한국에 잠깐 여행을 오신 분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계신 분들 등 여러 일본 학생분들과 수업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연령대도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했는데, 저는 주로 10~20대 여성분들과 멘토링을 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 분들이 이렇게나 많이 계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한국어의 실력에 상관없이 히로바에 수업을 들으러 오는 일본 학생분들은 모두 한국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분들께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역사, 사회 등에 대해서도 쉽게 많이 알려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히로바에서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방탄소년단 등 남자 K-pop그룹을 좋아했던 10대 여학생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부산 사투리에도 매우 관심이 많았는데, 저는 고향이 부산 근처여서 마침 부산 사투리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분과 부산 사투리와 표준어의 차이 등 사투리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학생과는 20181~2월에 거의 매주 만나서 수업을 했는데, 그러면서 그 학생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고 봉사활동이 끝난 후에도 계속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히로바에서 보람 있는 멘토링 활동도 하고, 그 과정에서 좋은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저 자신이 한국어에 대해 어느 정도 문법적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에 아주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려운 점들이 꽤 있었습니다. 아는 것과 남에게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별개였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지식도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학생분이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본어로 설명을 해야 했기에 좀 더 어려웠습니다. 어떨 때는 제대로 된 설명을 못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학생분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한국어에 대한 지식을 좀 더 철저히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일본 학생분들의 질문은 된소리 발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일본 학생분들이 예사소리, 된소리, 거센소리(: , , )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이 세 소리가 다르다고 생각해서 또박또박 발음을 해 주었는데 학생분들은 소리가 똑같이 들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세 소리의 발성 방법 차이 등에 대해 여러 가지로 알아봤는데, 이론적으로 발음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니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이 나올때마다 그렇게 전문적인 설명은 해 드리지 못하고 대강만 설명했던 것 같아 정말 아쉬웠습니다.

히로바에서의 한국어 멘토링 활동은 보람도 많고, 제가 배워가는 것도 많아 대체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난감하다고 느꼈던 것이 하나 있는데, 수업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었던 때가 종종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국 여행에 필요한 회화 문장들을 알려주세요’, ‘이 책에서 이 부분을 복습하고 싶어요라고 요구사항을 확실히 말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어떤 분들은 멘토링에서 뭘 얻어가고 싶어하시는지를 명확히 말해주지 않아서 멘토링을 진행하기가 힘들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학생분들도 어떤 걸 배우고 싶은지 조금만이라도 미리 생각을 해 오시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혹시 가능하다면, 그러한 학생분들의 희망사항을 봉사활동자도 미리 알아서 사전준비를 해 갈 수 있도록 멘토링 시간 전에 연락이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간 히로바에서 정말 의미 있고 뿌듯한 시간을 보냈었는데 앞으로 학업 때문에 바빠질 것 같아 아쉽지만 활동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히로바에서 만난 학생분들과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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