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서포터 후기 (손채린/한양여대)

안녕하세요.

2018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아시아희망캠프기구가 주최한 프로그램 히로바 스쿨에서 한국어 서포터 활동을 한 한양여대에 재학중인 손채린입니다.

히로바 스쿨에서의 한국어 서포터 활동은 ‘내 일본어 실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작은 생각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쿄에서 유학할 때 ‘Language partner’라는 제도를 통해 일본인 친구와 공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과 일본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이 매칭되어 일주일에 1, 2회 정도 만나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고 대답해 주며 서로 언어 실력을 늘려가는 좋은 제도였습니다. 히로바 스쿨의 한국어 서포터 활동은 ‘Language partner’ 제도와 비슷하게 서로 언어 교환을 하며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서포터 활동을 시작한 뒤 회사원, 여행자, 유학생, 어학연수생 등등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일본인들과 함께 수업을 했습니다. 여행으로 잠깐 오셨던 분은 주로 회화를 공부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한국어와 여행용 한국어를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회사원으로 한국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도 여행자분들과 마찬가지로 회사 밖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책을 가지고 계신 분과는 책으로 먼저 공부한 뒤 배운 내용을 천천히 복습하고 실제로 사용해보며 감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드렸고, 책이 없으신 분들은 날짜, 숫자 등등 취약한 부분을 토대로 공부했습니다.

그 밖에 한국의 아이돌이 좋아서 한국에 유학 온 유학생, 방학 동안 한국어를 공부하러 온 중학생, 고등학생들을 만나 함께 공부하며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이 많다는 점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고 자주 이야기하는데,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과 한국어, 그리고 한국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고 그런 분들에게 더욱더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서포터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저의 한국어 실력을 뒤돌아보게 된 점입니다.

저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이기 때문에 한국어라면 무엇이든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문법에 대해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알고는 있지만 설명을 하지 못하는 답답한 감정을 느꼈고 그로 인해 자기반성의 시간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일본어 문법을 공부할 때 답답하고 어려웠던 경험이 있기에 문법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더욱 자세히 설명해주려고 노력했고, 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은 다음에 만날 때 조사하여 다시 설명해주기도 했고 처음보다 점점 실력이 늘어나는 학생들을 보면서 마치 엄마와 같은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어와 일본어는 비슷한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은 언어입니다. 말의 어순이 같고, 비슷한 발음이 많아 처음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기초를 넘어 중급, 고급으로 가다 보면 뉘앙스의 차이로 인해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 생기곤 합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느꼈던 어감의 차이나 의미의 차이를 학생들에게도 설명해주며 번역체 같은 딱딱한 느낌이 아닌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을 알려주었고, 그런 수업을 들으며 기뻐했던 학생들이 있어서 더욱 보람차게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고 시작했던 활동인데 결과적으로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얻어 가는 점이 많습니다. 곧 졸업을 앞두고 있어 서포터 활동을 그만두게 되었지만, 취직 후 여유가 생긴다면 다시 서포터 활동을 통해 많은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히로바 스쿨과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던 제 수업을 들어준 학생분들께도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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